[화제]야쿠르트 아줌마등 월급 모아 24년째 선행

  • 입력 1999년 2월 9일 19시 22분


“소망이를 살리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요.”

한국야쿠르트 ‘사랑의 손길펴기회’는 9일 본사를 찾아 생후 1개월도 안돼 장애인복지시설에 버려져 ‘뇌수종’으로 죽어가고 있는 소망이의 수술비로 써달라며 성금 5백만원을 기탁했다.

한경택(韓鏡澤)이사는 “과장급 이하로 구성되는 운영위원회 위원 전원의 만장일치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하루빨리 소망이가 건강을 되찾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사랑의 손길펴기회는 75년 3월 출범한 한국야쿠르트의 이웃사랑 모임. 그동안 이들이 몸소 실천한 이웃사랑은 총 1천4백여건으로 성금액만 20억원에 이른다.

선행을 위한 기금은 임시직 용역직 사원을 제외한 모든 임직원의 급여에서 매달 1%씩을 공제해 마련한다. 십시일반(十匙一飯)의 정신을 실천한다는 취지에서다.

이들의 이웃사랑은 지극하다. 현재 고려대에 재학중인 김모군은 20년째 이들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다. 79년 4월 아버지(당시 36세)가 과속 택시에 치여 숨지자 생계가 막막해 진 김군가족의 사연이 본보를 통해 나갔다.

사랑의 손길펴기회는 즉시 회의를 소집, 당시 6세이던 김군에게 금일봉과 함께 고교를 졸업할 때까지 학비전액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들은 최근 다시 김군의 대학졸업때까지 지원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사랑의 손길펴기회의 지원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스포츠스타에게 큰 힘이 되기도 했다. 87년 당시 국가대표 체조선수로 기대를 모았던 박지숙양(당시14세)이 대표적인 경우. 2년째 아버지가 병석에 누워있는데다 날품팔이를 하는 어머니마저 장사가 안되는 바람에 운동을 포기하기 직전 이들로부터 1백만원과 함께 매달 10만원씩의 학비를 지원받게 돼 운동을 계속할 수 있었다. 86년 아시아경기 육상스타 임춘애양과 국가대표 체조선수 김임숙양도 이들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

〈김상훈기자〉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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