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생활현장의 숨은 일꾼」7명 선정 시상

  • 입력 1998년 6월 25일 19시 44분


경제적 위기에 따른 대규모 실직사태 등으로 인정이 메말라간다는 IMF시대. 하지만 우리주위에는 나보다 남을 먼저 돌보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서울시는 25일 사회 각계각층에서 작은 일을 큰 보람으로 삼고 소리없이 자기몫을 다한 ‘생활현장의 숨은 일꾼’7명을 선정 시상했다.

강동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박한솔군(17·강동구 길동)과 민형구(閔亨九·17·강동구 천호동)군은 어려서 앓은 황달로 뇌성마비가 된 같은반 친구 김영지군(17)의 ‘수호천사(守護天使)’.

이들은 지난 3년간 한시도 빼지 않고 영지의 등하교를 돌봐주었고 수업시간에 노트필기를 대신 해주기도 했다.

은평구 불광동 김경일(金慶一·45)씨와 오남종(吳南種·43)씨는 ‘환상의 투캅스’. 이들은 지난달부터 공공근로사업에 참여, 자율방범대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두사람은 지난달 31일 오전2시 불광2동 연신교회앞을 순찰하다 여인의 비명소리를 들었다. 괴한 한명이 20대 여인 두명에게서 핸드백을 빼앗아 달아나는 것을 발견한 이들은 범인을 추격해 격투 끝에 붙잡았다.

이규자(李圭子·57·여·강북구 미아동)씨는 10년이 넘게 요양원과 양로원에 다니며 소외된 노인들의 다정한 말벗이 돼줘 ‘관세음보살’이란 별명을 얻었다. 항상 진심으로 어려운 사람을 걱정해주고 도와준다는 의미에서 할머니들이 지어준 것.

‘의지의 마라토너’ 박생년(朴生年·36·양천구 신월동)씨는 실직의 아픔을 잊기 위해 매일 새벽 산에 오르고 있다. 결과는 5월에 있었던 서울 산악마라톤 대회 우승. 재기의 의지를 불태우며 매일 새벽 안산에 오른 노력이 결실을 거둔 순간이었다.

단체로서 상을 받은 대한의수족연구소(종로구 원남동)는 수족이 잘려나간 지체장애인 1백명에게 ‘손’과 ‘다리’를 무료로 선물했다.

이승호(李昇晧)대표는 “앞으로도 경제사정이 어려운 장애인들에게 무료로 수술해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태원기자〉sco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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