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도 기초가 중요합니다. 자연에 대한 기본적 이해 없이 이뤄진 과학적 지식은 학문상의 「부실공사」와 다름없습니다』
한국 자연보호중앙협의회장인 李仁圭(이인규·61)서울대 생물학과 교수. 컴퓨터와 가상현실이 학계를 뒤덮고 있는 듯 보이는 오늘날에도 그는 자연생태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지금껏 국내의 낙도와 울릉도 독도 등 연안의 섬을 30회 이상 돌며 지역 생태계를 연구해온 그는 이번 공동 학술조사에 대한 부담과 희망을 동시에 털어놓았다.
『사흘간이라는 짧은 일정과 연속된 현지 강우로 조사가 미진할까 걱정했습니다. 베트남 학자들과 함께 하는 종합적 학술조사로는 국내 최초이긴 했지만 바로 그 점이 일면 무게로 느껴진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15개 분야에서 수십종의 미기록종을 발견하는 큰 성과를 거뒀습니다』
생물다양성에 대한 발견 외에도 이번 학술조사는 또다른 의미의 소중한 기회를 제공했다는 게 이회장의 설명.
『훼손된 자연을 복원하기란 말만큼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에게는 생태양심이랄까, 환경에 대한 인식과 도덕성이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 앞으로 환경문제는 21세기 최대의 관심사로 떠오를 것입니다』
이번 학술조사 결과는 캐트바의 자연을 보존하면서도 환경 생태학적으로 가능한 개발의 범위를 결정하는데 기본적인 데이터를 제공하는 셈. 자연은 이용방법에 따라 천차만별의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인류 역사가 증언하고 있다.
『지역마다 독특한 자연환경은 고유한 문화를 만들어 냅니다. 우리의 자연을 찾는 것은 바로 우리의 문화를 살리는 길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