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사원은 문 정부 청와대와 국토부가 집값 동향 발표 전 수시로 부동산원에서 통계를 미리 보고받고, 영향력을 행사해 일부 숫자를 고쳤다고 봤다.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선 2019년 6월에는 국토부 측이 “저희 다 죽는다. 전주와 마찬가지로 마이너스 변동률을 해 달라”고 요청했고, 부동산원은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을 ―0.01%로 고쳤다고 한다. 비슷한 일이 4년 5개월 동안 최소 94회 벌어졌다는 것이다.
부동산원이 보고한 아파트값 상승률이 높은 경우 청와대 측에서 “협조하지 않으면 조직과 예산을 날려버리겠다”고 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지난 정부가 내놓은 집값 상승률이 KB부동산 등 민간 통계보다 낮았던 게 조작 때문이었다는 의미다.
또 청와대는 2017년 2분기, 4분기에 각각 가계소득, 소득 불평등도가 악화되자 통계 가중치를 조정해 양쪽 모두 개선된 것처럼 바꾸게 했다. 2019년 8월에는 소주성의 취지와 반대로 비정규직이 급증하자 조사 과정에서 오류가 생긴 것처럼 발표하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부동산·소득·일자리 등 국민의 실생활과 관련한 국가 공식 통계를 정치적 이득을 위해 조작하는 일이 있었다면 결코 좌시해선 안 될 국기문란 행위다. 다만 이번 발표에 대해 문 정부 출신 관료 등으로 이뤄진 정책포럼 사의재는 입장문을 통해 “통계 조작은 가능하지도 않고, 할 이유도 없다”면서 통계 조작이 아니라 정치적 의도를 가진 현 정부의 ‘감사 조작’이라며 반발했다. 이에 대해서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수사를 통해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