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패배 승복한 李·민주당, 쇄신과 협치가 국민 신뢰 되찾는 길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11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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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에서 패배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오른쪽)가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 참석해 도열한 의원들의 손을 잡으며 감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대선에서 패배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오른쪽)가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 참석해 도열한 의원들의 손을 잡으며 감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어제 선대위 해단식에서 “이재명이 부족한 0.7%를 채우지 못했다. 모든 책임은 이 부족한 후보에게 있다”라고 대선 패배를 인정했다. 송영길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하기로 했다. 지도부 총사퇴로 민주당은 당분간 윤호중 원내대표 중심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된다. 이재명의 민주당은 당초 예상과 달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막판까지 0.7%포인트 차 접전을 벌였지만 선거 결과에 두말없이 승복한 것이다.

민주당의 패배는 누구의 탓도 아니고 스스로 자초한 것이다. 전체 국민이 아닌 일부 지지층만을 바라보는 정치에 매몰된 결과 편 가르기와 ‘내로남불’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다수 의석을 앞세워 국회 상임위원장을 독식했고, 야당을 배제한 채 기업규제 및 노동 관련 법안을 강행 처리하는 등 입법 독주를 계속했다. 당의 쇄신을 촉구하는 내부 목소리도 ‘문자 폭탄’과 같은 다수의 횡포에 가로막히기 일쑤였다. 이 후보의 ‘정치교체론’이 민주당의 독선적인 정치가 부른 ‘정권교체 여론’의 높은 벽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5년 만의 정권교체는 민주당의 철저한 쇄신을 바라는 민심이 반영된 것이다. 그동안 민주당은 국민과 한 약속을 수시로 뒤집어 불신을 불렀다. 당헌·당규까지 바꿔가면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을 강행하고, 만들지 않겠다던 위성정당을 창당해 정치 신의를 저버렸다. 이 후보와 민주당이 대선 기간 중에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 기초의원 선거구 확대 등 정치쇄신안을 발표했지만 실현 가능성이 있겠느냐는 의문이 나오는 것도 민주당의 이런 과거 행태 때문이다. 이번에도 선거가 끝났다고 해서 쇄신안을 헌신짝 버리듯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민주당은 이제 172석을 가진 ‘거대 야당’으로서 윤석열 정부와 마주해야 한다. 야당은 정부 여당과 건강한 긴장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정부 정책에 대해 따질 것은 따지고, 견제할 것은 견제해야 한다. 하지만 국익이나 시급한 민생과 직결된 현안은 정치적 득실을 따지지 말고 과감하게 ‘협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쇄신과 협치 노력을 계속하는 것만이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되찾는 길이다.
#이재명#민주당#패배 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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