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도부 전원 사퇴…“비대위 체제로 전면 쇄신”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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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통령 윤석열]지방선거 패배 위기감에 전격 결정
“거물급보다 새 인물 세워야 승산”
윤호중, 비대위원장 맡아… 오늘 의총
대선 책임론-공천 싸고 갈등 가능성

대선에서 패배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오른쪽)가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 참석해 도열한 의원들의 손을 잡으며 감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대선에서 패배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오른쪽)가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 참석해 도열한 의원들의 손을 잡으며 감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등 당 지도부가 3·9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6·1지방선거는 윤호중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이끌 예정이다. 대선 패배와 함께 민주당은 비대위 체제로 전환했지만 ‘패배 책임론’과 지방선거 공천 등을 둘러싼 계파 간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 지도부 하루 만에 총사퇴


송 대표는 10일 오후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투표로 보여주신 국민의 선택을 존중하고 겸허히 받아들인다. 저는 책임 정치를 강조해 왔다. 대통령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송 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모두 사퇴하면서 새 지도부가 들어서기까지 당을 이끌 비대위원장은 윤 원내대표가 맡기로 했다.

민주당이 선거 패배 하루 만에 지도부 총사퇴 등 전면 쇄신에 나선 건 6·1지방선거를 3개월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연패’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일각에선 역대 최소 격차 수준의 대선 석패였던 데다 지방선거도 임박한 만큼 안정적인 시스템 공천 등을 진행하기 위해 리더십 흔들기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원로인 유인태 전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에서 비대위 구성 여부에 대해 “지방선거가 코앞인데 지금 갑자기 비대위를 만들어서 하는 게, 글쎄요 모르겠네요”라는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아무리 적은 표차로 졌어도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대선 패배에 책임지는 온당한 모습”이라며 “철저히 쇄신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다가오는 지방선거도 고전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당내 중론”이라고 했다.

○ 당내 구심점은 미지수


민주당은 차기 원내대표를 2주 후인 25일 전에 새로 선출할 방침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원내대표직과 비대위원장직을 동시에 수행하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5월에 예정됐던 원내대표 선거를 앞당기기로 한 것. 민주당은 11일 의원총회를 소집해 향후 원내대표 선거 방침 등 대선 후속 조치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다만 당내에서 대선 패배에 따른 당내 계파 간 패배 책임론 공방과 주도권 다툼 등 후폭풍이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선 과정에서 불안한 ‘원팀’을 유지해 온 당내 친문(친문재인) 진영, 86(80년대 학번, 60년대생)그룹과 이재명계, 이낙연계 의원들 간의 대선 패배 책임 공방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퇴진하면서 그간 당의 주축이었던 친문 진영이 자연스럽게 해산되는 만큼 당의 주도권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격화될 우려도 있다. 당장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는 ‘이낙연계’인 박광온 의원, 정세균 전 총리와 가까운 안규백, 이원욱 의원, 86그룹의 박홍근 의원 등이 도전장을 내고 충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3개월도 남지 않은 지방선거의 후보군을 정해야 한다는 점도 숙제다. 서울시장 후보군으로는 지난해 보궐선거에 도전했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우상호 의원,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 등이 거론된다. 경기도지사 후보군으로는 조정식 안민석 김태년 의원 등이 꼽힌다.

민주당 관계자는 “새 정부 ‘허니문’ 기간이다 보니 정권을 잡은 국민의힘 후보가 아무래도 유리한 구도”라며 “거물급 인사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유권자들에게 진정한 반성과 쇄신을 약속하는 차원에서 세대를 뛰어넘는 새 인물을 내세워야 그나마 승산이 있을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민주당 지도부#전원 사퇴#비대위 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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