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당겨진 美 긴축 시계… 환율 물가 금리 삼각파도 밀려온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7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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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전 거래일(2953.97)보다 33.44포인트(1.13%) 내린 2920.53에 마감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1009.62)보다 29.32포인트(2.90%) 내린 980.30에 거래를 마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96.9원)보다 4.1원 오른 1201.0원에 장을 닫았다. 뉴시스
코스피가 전 거래일(2953.97)보다 33.44포인트(1.13%) 내린 2920.53에 마감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1009.62)보다 29.32포인트(2.90%) 내린 980.30에 거래를 마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96.9원)보다 4.1원 오른 1201.0원에 장을 닫았다. 뉴시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보다 빠른 3월에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을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커지면서 한국 금융시장과 환율도 요동치기 시작했다. 어제 국내외 주가는 급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200원을 넘어섰다. 연준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풀린 과잉 유동성 축소를 개시한 2013년 미국으로 자본이 빨려들면서 신흥국 주가와 달러화 대비 화폐가치가 폭락한 ‘긴축 발작’의 재연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 연준은 현재 제로(0) 수준인 금리를 3월에 올리기 시작해 연내에 1%까지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긴축 시점을 앞당긴 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약 40년 만에 최고로 치솟는 등 인플레이션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어서다. “1990년대 후반 ‘닷컴 버블’ 때보다 더 심하게 미쳤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부풀어 오른 자산 버블도 방치할 수 없는 상태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이 빠져나가면 주가에 부정적 영향이 오고 환율은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환율 상승은 한국 수출품의 해외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지금처럼 글로벌 공급망이 망가진 상황에선 수입 소비재, 원자재, 연료 값을 더 빠르게 높인다. 실제로 작년 12월 한국 수출액은 사상 최고였지만 수입액이 더 늘면서 무역수지가 20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수입물가 상승은 국내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서민 생활을 압박하고 소비를 위축시켜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부채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4일 1.0%인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해 연내에 1.75%까지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다퉈 ‘영끌’로 집을 사면서 부채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선 가계, 영업제한 속에서 적자로 버티느라 빚이 급증한 자영업자 모두의 이자 부담도 더 늘어난다. 3월에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조치가 끝나면 자영업자, 중소기업이 줄도산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긴축의 시대’가 코앞에 닥친 만큼 가계는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아파트, 주식 등 자산 투자에 나서는 걸 경계해야 한다. 자영업자, 중소기업도 허리띠를 더 졸라매고 유동성을 확보해 대비하는 수밖에 없다. 특히 정부는 물가, 금리, 환율 등 3대 지표의 급등을 막기 위해 적극 관리에 나서는 동시에 정치권의 무리한 재정지출 확대 요구를 단호하게 차단해야 한다.
#미국#연방준비제도#긴축 시계#긴축 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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