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항원검사[횡설수설/서영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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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혹시?’ 일상 속으로 파고든 코로나19는 언제 누가 감염되어도 놀랍지 않은 상황. 혹한에도 임시선별진료소마다 중무장을 하고 늘어선 행렬에서 나와 내 가족의 건강을 걱정하는 마음들이 전해져 온다. 14일부터 설치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검사방법은 세 가지다. 기존 ‘비인두도말(콧속분비물) 유전자증폭(PCR) 검사법’과 타액 PCR, 신속항원검사가 그것들인데, 언급된 순서대로 검사 정확도가 낮아진다.

▷신속항원검사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들어올 때 면역반응으로 생기는 항체를 검사하는 방식이다. PCR 검사가 4, 5시간 기다려야 하는 데 비해 약 15분이면 결과를 알 수 있다. 그 대신 정확도가 낮아 여기서 양성이 나오면 다시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현재 국내 사용 허가를 받은 신속항원검사 진단키트는 한 가지인데 임신 진단키트처럼 생겼다. 면봉을 콧속 깊숙이 밀어 넣어 검체를 채취한 뒤 시약이 담긴 추출용액에 넣고 5회 이상 저은 뒤 진단키트에 세 방울 떨어뜨리면 몇 분 안에 결과창에 음성인지 양성인지 뜨게 된다.

▷더 많은 사람이 더 손쉽게 진단검사를 받게 하려는 취지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둘러싼 논쟁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말 서정진 셀트리온 대표가 전 국민 자가진단 검사를 제안했지만 방역당국은 부정적이었다. 최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국민 누구나 신속 진단키트로 1차 자가 검사를 하고 결과에 따라 추가 정밀 검사를 받게 하는 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했지만 당국 반응은 마찬가지였다.

▷자가 검사 도입은 안 하는 걸까, 못하는 걸까. 두 가지 모두인 듯하다. 우선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검사 키트는 의료진만 사용하는 조건으로 허가를 받았다. 콧속 깊은 곳에 면봉을 찔러 넣어야 하기 때문에 일반인이 하기도 어렵고 정확도도 떨어진다. 검체 채취를 의료행위로 보는 의료법도 장애물이다. 국내 몇몇 제약사가 신속 진단검사를 위한 키트를 개발해 유럽 미국 등지에 수출하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마침 미국식품의약국(FDA)이 15일 호주 제약사가 개발한 자가 진단키트에 사용 승인을 내줬다는 소식이다. 일반인이 코에 면봉을 넣어 검체를 채취한 뒤 스마트폰에 부착한 진단키트로 15분 만에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이전에도 가정용 진단키트는 몇 가지가 사용돼 왔지만 처방전이 필요하거나 검체를 병원으로 보내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했다.

▷백신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다. 자가진단이 가능한 길이 열리고, 한계점을 인정하는 범위에서 적절한 활용방안을 찾는다면 감염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서영아 논설위원 sya@donga.com
#신속항원검사#코로나19#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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