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묵묵히 땀 흘려온 평창의 젊은 영웅들, 그대가 희망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19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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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온 국민이 이상화의 스피드스케이팅 500m 은메달 역주에 박수를 보냈다. 이상화의 마지막 올림픽인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그가 선사한 감동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16일 스켈레톤 대표 윤성빈이 올림픽 사상 가장 큰 격차로 2위를 누른 압도적인 우승은 ‘썰매 황제’의 화려한 대관식이었다. 그보다 이틀 전에는 김민석이 동메달을 따며 포효했다. 근지구력과 순발력을 동시에 갖춰야 하는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500m는 서구 선수의 독무대였지만 김민석이 그 벽을 깼다.

이상화와 윤성빈, 김민석 모두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떨쳐내고 포디엄 위에 섰다. 윤성빈이 나타나기 전까지 스켈레톤이라는 종목을 아는 국민도 많지 않았다. 스피드스케이팅 역시 겨울올림픽이 아니라면 관심 밖 종목이다. 4년마다 반짝 인기에 그쳤다.

이들의 성공이 더 감격적인 것은 남다른 노력으로 비인기 종목의 한계를 넘어선 그 과정 때문이다. 윤성빈은 하루 여덟 끼를 먹으며 체중을 불렸고 혹독한 근력 훈련으로 둘레 25인치짜리 허벅지를 만들었다. 김민석은 훈련 도중 허벅지 근육이 세 번이나 파열됐지만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대중의 관심 밖에서도 각고의 노력 끝에 세계 1위 캐나다, 종주국 영국을 잇달아 꺾은 컬링 여자대표팀의 선전은 또 어떤가. 컬링 여자대표팀은 어제 올림픽 역대 최다승인 4승째를 거두며 새 역사를 썼다.

비록 이들처럼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더라도 평창 올림픽에 참가한 우리 선수들은 자신의 꿈을 위해 묵묵히, 그러나 최선을 다해 제 길을 달려 온 젊은 영웅들이다. 그들의 땀과 눈물이 메달보다 못하다고 누가 감히 말할 수 있겠는가. 이들 뒤에서 올림픽을 지원하는 젊은 자원봉사자들의 노력과 희생 역시 그에 못지않은 감동을 준다. 스스로 택한 고통을 즐기며 꿈을 좇는 젊은이. 그들의 열정에서 우리는 대한민국의 희망을 본다.
#평창 겨울올림픽#스피드 스케이팅 이상화#윤성빈#김민석#비인기 종목#컬링 여자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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