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사립고에 수능 성적 밀리는 공립고, 피해 학생은 어쩔 건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3일 03시 00분


지난해 실시한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군구별 성적 분석에서 사립고와 제주 광주 등 특정 지역의 강세가 다시 확인됐다. 수능 성적이 학교 교육의 전부를 말해주진 않지만 교육의 질을 나타내는 유용한 지표임엔 틀림없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14년도 수능 성적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언어 수학 영어 등 모든 영역에서 사립고가 국공립고보다 표준점수 평균이 높았다. 수학 B의 경우 점수 차이가 5.5점이나 됐다. 수능 최고등급인 1, 2등급 비율은 모든 영역에서 사립고가 높았고, 사립고 학생들의 8, 9등급 비율은 낮았다. 37개 외국어고 국제고, 47개 자율형사립고가 사립학교인 까닭도 있겠지만 사립고의 우세를 ‘선발 효과’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 광주와 제주의 수능 성적이 역대 수능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는 원인도 이 지역 사립고 학생들의 성적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공립고의 수능 열세는 소속 교사들의 소속감과 책임 의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탓이 크다. 교장들도 사립고에 비해 열의가 떨어진다는 말이 나온다. 공립고 교사는 순환 근무 체제로 몇 년이 지나면 다른 학교로 옮긴다. 반면 사립고 교사들은 평생 근무하는 학교라는 인식이 강하고, 학교 명예와 직결되는 대학 진학 실적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인다. 공립고 교장과 교사들에게 무사안일 풍토가 팽배한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분석에 따르면 “수업 시간에 집중하는 편”이라고 응답한 학생 비율이 높은 학교일수록, “수업 시간의 토론 활동과 실험 실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응답한 학생 비율이 높은 학교일수록 수능 점수가 높았다. 공립이든 사립이든 교육의 기본은 사교육이 아니라 공교육이며, 학교 분위기가 매우 중요함을 보여준다. 교사가 열의를 갖고 지도하고 학교가 독려하면 성적이 향상된다. 이번 수능 성적 분석은 공립고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수능#사립고#교장#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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