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정용석]21세기 최대 관심사는 제2 중국혁명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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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석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정용석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기관지 쉐시(學習)시보의 덩위원(鄧聿文) 전 부편집장은 최근 “중국이 더 많은 정치적·사회적 개혁을 해야 혁명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작년 5월 미국으로 떠난 중국의 시각장애 변호사이며 인권운동가인 천광청(陳光誠)도 “자유와 인권에 대한 중국인의 갈망이 공산당 독재를 종식시킬 것”이라고 올 6월 주장했다.

중국은 경제 규모에서 세계 2대 강국, 1인당 국민소득 5000달러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정치는 개혁·개방 이전의 1당 공산독재 그대로 묶여 있어 공권력에 대한 저항과 불신으로 들끓는다.

혁명은 1인당 국민소득이 5000달러를 넘어 민권의식이 확산될 때 폭발해 집권세력을 파멸시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중국 집권세력은 자신들이 이룩한 5000달러 국민소득의 제물이 될 수 있다. 1당 공산당 독재통치, 권력남용, 부정부패, 인권유린, 민주의식 확산, 자본주의 국가보다 더 극심한 빈부격차, 농촌 빈곤 등은 중국을 20세기 공산혁명에 이어 21세기 제2 혁명의 도가니로 몰아넣을 수 있다.

중국에서 16년간 사업했던 영국인 마크 키토 씨는 중국을 떠나게 된 이유를 작년 8월 영국 잡지 ‘프로스펙트(Prospect)’에 썼다. 그는 중국 공산당이 국민복지를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권력을 지탱하기 위해 국민의 삶을 희생시킨다고 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는 청빈하기로 유명했다. 팔소매가 해진 낡은 잠바를 입고 바닥에 구멍이 난 구두를 신고 다녔다. 중국인들은 감동해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작년 10월 미국의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원자바오 일가의 재산은 무려 27억 달러(약 3조 원)에 달한다. 중국 권력자들의 자손을 지칭하는 태자당(太子黨) 젊은이들은 수십억 달러의 갑부로 흥청댄다. ‘절대권력은 절대 썩는다’는 19세기 영국의 존 액턴의 말을 상기케 한다.

중국 실권자 가족들이 그토록 많은 돈을 거머쥘 수 있게 된 것은 ‘권력이 바로 돈’이라는 공산당 특유의 독재 권력구조에 기인한다.

유고의 밀로반 질라스는 1950년대 중반 공산당 1당 지배계급의 부정부패를 고발하였다. 그는 저서 ‘신계급’에서 공산당 신계급은 사유재산을 소유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국가의 부를 개인 소유물로 재단한다고 하였다. 마찬가지로 중국 공산당 간부들도 국영 기업을 개인 것으로 요리한다.

중국 고위 관리들은 스위스의 값비싼 명품 시계를 즐겨 찬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부임하면서 부패 단속에 박차를 가하자 간부들은 고급 시계를 감추고 출근한다. 그 모습은 붕괴되기 전 소련 간부들의 사치 행태를 상기케 한다. 어느 날 소련의 하계 휴양도시 소치 시에 감찰관이 들이닥쳤다. 그는 당과 시청 간부들을 모아놓고 모두 왼손을 들라고 했다. 간부 대부분이 왼 손목에 번쩍이는 금딱지 롤렉스 시계를 차고 있었다.

중국의 1당독재와 부패상도 옛소련 공산당 정권을 연상케 한다. 중국 권력도 소련처럼 내파(內破)될 것인지 주목된다.

덩위원의 경고대로 ‘정치·사회적 개혁’으로 혁명을 극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제2 혁명은 결국 터지고 말 것인지 21세기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다.

정용석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중국#개혁#경제 규모#공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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