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양수길]23일 서울에서 출범하는 국제기구 GGGI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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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길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
양수길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
세계 모든 나라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의 발생으로 경제 성장의 급락을 겪은 후 성장을 회복하고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금융과 재정의 건전성만 회복하면 경제 성장이 재개되고 지속될 수 있는가? 선뜻 긍정적 답을 하기 어려운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중 가장 근본적인 것이 기존의 ‘갈색성장’은 지속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세계는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와 기타 각종 천연자원을 저렴한 비용으로 소비하거나 가공해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소비하며 성장하는 ‘갈색경제’ 체제를 구축하고 확산시키면서 발전해 왔다. ‘갈색경제’는 생산과 소비 활동의 결과로 온실가스 및 폐기물을 위시한 온갖 오염물질을 끊임없이 배출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자 함이다.

갈색경제에는 불치의 암과 같이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다. 오염물질이 대기와 자연 속에 계속 누적됨에 따라 마침내 온난화되기 시작해 기후 시스템이 교란되고 자연환경과 지구생태계가 파괴되기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우리 인간은 그간 이러한 ‘불편한 진실’을 짐짓 외면해 왔다. 그러나 그런 부작용이 21세기에 접어들어 뚜렷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구생태계의 균형이 흔들리면서 인류의 삶과 경제에 대한 교란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심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갈색경제는 불안정하고 ‘갈색성장’은 지속 불가능한 것이다.

화석연료의 소비와 폐기물 배출을 억제하고 감소시키면서 경제성장을 지속해 나가는 방안이 있는가? 이에 대해서는 그간 비관적인 견해가 지배해 왔다. 그러던 중 이명박 대통령이 4년 전 건국 60년 경축사를 통해 ‘녹색성장’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새로운 국가발전 패러다임으로 공식 선언한 것을 계기로 한국은 갈색성장에서 녹색성장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최초의 나라가 되었다.

녹색성장은 모든 자원의 생산성을 제고해 나가면서 동시에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고 폐기물 배출형 생산·소비 구조를 자원 순환 구조로 개조해 나가는 기술혁신을 추진해 환경보호가 곧 신성장동력 창출 효과를 불러오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것은 기술 혁신, 구조조정, 비용 지출, 역량 배양을 요구한다. 또 장기적 추진 전략, 범경제적 체계적 접근, 이해관계자 간 협력과 정치적 리더십을 요구한다. 한마디로 어려운 과업인 것이다. 그래서 수많은 국가가 갈색경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던 중 대한민국이 과감하게 녹색성장으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녹색혁신과 녹색투자 및 이를 위한 전면적 경제구조조정을 추진하기 시작한 것이다.

23일 새로운 국제기구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가 서울에서 공식 출범한다. 한국의 글로벌 녹색성장 캠페인의 결실로서 이 기구가 서울에 소재하게 된 것은 대한민국의 글로벌 녹색성장 리더십을 확인하고 과시해 주는 사실이다.

한국이 국제기구 GGGI의 출범을 주도해 왔다고 해서 향후 기구의 운영을 주도하고 글로벌 녹색성장 리더십을 계속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한국이 회원국으로서 이사국으로서 그리고 사무국 진출을 통해 얼마나 창의적 효과적으로 GGGI 사업의 기획 및 운영에 내용적으로 기여하는가에 따라 좌우된다. 이를 위한 역량과 경륜을 갖춘 각급의 인재를 기르고, 확보해 진출시키는 것이 그 대책이다.

현재 GGGI 설립 협정문의 비준안이 우리 국회에 상정되어 있다. 국회는 이 비준안을 조속히 처리해 GGGI의 출범을 축복해 줌으로써 대한민국이 GGGI의 제1 회원국으로서 GGGI 출범과 운영에 기선을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 바란다.

양수길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
#GGGI#글로벌녹색성장기구#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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