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연규]美 이어 중국에 확산되고 있는 ‘셰일가스 개발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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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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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김연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중국식 셰일가스 개발이 중요하다.”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상하이 셰일가스 포럼’에 참석한 천웨이둥 중국 해양석유공사(CNOOC) 부사장의 일성이었다. 중국 국토자원부 관료, 중국 셰일가스 개발 시행사 대표, 다국적 에너지 및 개발서비스 회사 관련자, 미국과 중국의 에너지 전문가 등 300여 명이 참여한 자리였다. 급변하는 국제 자원개발 정세와 셰일가스 개발 동향을 연구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의 에너지 전문가들이 5월 ‘국제 셰일가스 전문가 그룹’을 결성한 뒤다. 포럼에서는 세계 제1의 매장량을 자랑하는 중국 셰일가스 개발 현황과 향후 추진 과제를 놓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최근 국제 에너지 정세는 에너지 G2 시대의 본격적 대두로 요약된다. 세계 경제 성장을 주도하는 미국과 중국이 에너지 소비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로 등장한 것이다. 이는 국제 에너지 협력의 중심추가 전통적 산유국인 중동 및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에서 북미 지역으로 이동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이번 상하이 포럼에서 확인한 것처럼 중국이 셰일가스 개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지하 퇴적암층의 셰일(혈암)층에 저장된 메탄가스인 셰일가스는 채굴이 어려워 1800년대 처음 발견한 이후 100년간 방치돼 있었다. 2000년대 초반 미국은 가스 저장층을 따라 굴착해 고압의 물을 분사하고 셰일을 파쇄하는 새로운 공법을 개발했다. 이후 자국 내 가스 공급량의 30%를 감당하며 세계시장 개척에 뛰어들었다. ‘천연가스의 사우디아라비아’가 될 것으로 예측되는 미국에서는 셰일가스에서 시작된 에너지혁명이 100만 개에 육박하는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사회 각 분야를 변화시키고 있다. 이제 그 열풍이 중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상하이 포럼이 전달한 셰일가스 개발을 둘러싼 최근 미중의 관계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미소 간의 핵무기 개발 경쟁 또는 미중 간의 우주개발 경쟁을 연상시킬 정도다. 그만큼 중국이 셰일가스 개발을 중요한 국가과제로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75년 전부터 셰일가스 개발 연구를 해온 미국은 획기적인 생산기술 개발에 성공함에 따라 생산량을 급격히 늘릴 수 있었다. 그러나 중국의 셰일가스 개발은 초기 단계다. 2009년 12월 쓰촨 지역에서 첫 시공을 한 이후 중국 전역에 70여 개의 셰일가스전을 개발했지만 미국의 4만여 개에 비하면 걸음마 수준이다. 그러나 미국의 메이저 회사만이 가지고 있는 고난도 기술을 중국의 복잡한 지질구조에 성공적으로 적용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 포럼에서 만난 중국 석유가스공사(CNPC) 고위 임원은 “미국 셰일 개발 30년을 중국은 5년 안에 따라잡는다”고 말했다. 기술 개발과 막대한 투자비가 중국의 셰일가스 개발에 장애가 될 것 같지는 않다. 천연자원 개발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수질 대기오염 같은 환경 문제를 최소화하고 잠재적 피해 복구사업에 선진적 광해(鑛害) 방지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은 중국의 셰일가스 개발의 주요 협력 파트너가 돼야 할 것이다.

김연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셰일가스#국제 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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