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경성]지역-시도간 수능성적 격차 공개, 교육 불균형 해결 실마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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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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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성 서울교대 교수
김경성 서울교대 교수
교육 관련 정보 공개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교육과학기술부는 전국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기초분석 자료를 2009년 공개하기 시작했다. 올해도 일반계 고등학교 재학생의 언어와 수리, 외국어 성적 분석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서 수능이 지니는 의미는 단순한 대학 선발고사의 성격을 넘어 고등학교 교육과 밀접하게 연관된 까닭에 이번에 공개된 정보 역시 일선 학교와 교육계 및 전 국민의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런데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수능 성적 분석 결과는 특목고나 자사고를 중심으로 한 학교 서열화에 초점을 맞춰 정보 공개의 의미가 퇴색되는 느낌이 든다. 이미 또 다른 선발 절차를 거쳐 성적이 우수한 집단으로 분류된 특목고나 자사고 학생들의 성적이 높게 나왔다는 것은 성적 공개 자료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 또 미래의 교육을 위한 발전적인 방향을 제시해 줄 수도 없다.

이번 발표에서 눈여겨볼 것은 지역 간, 시도 간 성적 격차가 감소하고 성적 우수 시군구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추세는 각 지역의 교육 현황을 파악하는 정보로서 의미가 있으며, 각 시군구의 숨은 노력을 확인하고 발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정지역 입시학원의 족집게 강사가 수능을 대비해 무엇을 가르치는가에 초점을 둔 것이 아니라 학교 현장에서 각 지역 학생들의 성적 향상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그 교육적 효과가 연차별로 어떻게 반영돼 가는가를 살펴볼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관심은 수능 성적 발표 직후 사교육 없이 우수한 성적을 거둔 몇몇 학생을 잠시 조명하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차원에서 성적 향상을 견인한 학교들을 추출하고 그 특징들을 분석해 미래 교육의 방향을 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 교과부가 이번에 공개한 기초 정보를 바탕으로 심층 분석 연구를 하기 위해 공모를 통해 수능 정보를 일반 연구자에게까지 공개한다고 한다. 기왕에 분석된 자료를 바탕으로 좀 더 다각적인 측면에서 수능 정보가 의미 있게 활용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예상됐던 서열화가 확인됐으니 정보 공개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불평은 미래를 위한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지 못한다. 60만 명이 넘는 수험생이 한 문제라도 실수할까봐 노심초사하며 열과 성을 다해 치른 수능의 의미는 개인의 입시 자료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다음해 수험생들을 효과적으로 지원해 줄 수 있는 환경과 정책을 만드는 데 의미 있게 쓰여야 한다.

결론적으로 이번 수능 성적 공개는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켜 줌과 동시에 시도 간의 성적 불균형 내지 교육 격차 현상을 공개해 정부가 ‘교육의 책무성’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는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김경성 서울교대 교수
#기고#김경성#수능성적 격차 공개#교육 불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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