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최진규]주5일수업 다양한 프로 필요… 재능기부로 교육격차 줄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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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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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규 서령고 교사
최진규 서령고 교사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출신 금융인 살만 칸이 유튜브에 강의를 올린 데서 출발한 ‘칸 아카데미’(www.khanacademy.org)는 현재 2700여 개 강좌가 등록돼 있고, 조회 수는 1억2400만 건을 넘는다. 모두 무료인 이 서비스는 간결하고 이해하기 쉬워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학생뿐만 아니라 학습 부진 학생들이 적극 이용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이자 세계 최대 기부단체를 운영하는 빌 게이츠도 ‘칸 아카데미’를 위대한 선생님으로 극찬하고 후원하고 있다. 한 개인이 시작한 교육 기부가 교육 격차 해소의 장으로 발전한 것이다.

교육 기부란 단체와 기관, 개인 등이 보유한 물적 인적 자원을 교육활동에 활용할 수 있도록 대가 없이 제공하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기업체와 대학, 연구소 등이 교육 콘텐츠와 교육시설, 기자재, 전문인력 등을 활용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김빛내리 서울대 교수, 박범신 소설가, 이금희 아나운서 등 여러 분야의 유명 인사 200여 명이 수도권 중학교를 찾아 수업을 하거나 작업실을 공개하고 직접 지도했다.

이번 학기부터 주5일 수업제가 자율적으로 시행됐다. 주5일 수업제 실시로 학교 밖 교육이나 체험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물론 학교별로 형편에 맞게 각종 캠프 등을 운영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이를 담당하거나 지원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이라 할 수 있다. 학생들의 흥미와 적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려면 학교 내 자원만으로는 부족하다. 학교 밖의 인적 자원과 다양한 시설 등 교육 인프라가 필요하다.

최근 교육계 내에서도 일부 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 제정으로 인한 학생 지도의 어려움과 함께 학교폭력에 교사의 형사적 책임까지 묻는 등 교사의 사기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선생님들의 교육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 심곡초등학교 이성근 선생님 등 교사 4명이 개설한 인터넷 무료 강의 사이트 ‘학습놀이터’(cafe.naver.com/welearning2011)는 사교육에서 벗어나 공교육을 강화하려는 의도에서 탄생했다. 문제집을 사거나 사교육을 받기 힘든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해 교과서를 중심으로 제작한 강의를 올리고 게시판을 통해 질문에 답변을 달아주는 등 피드백은 물론이고 멘토링 역할까지 하고 있다. 진정한 사도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동료 교사로서 고맙고 존경스럽다.

나눔은 서로를 배려하고 고통을 감싸주는 마음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교육 기부는 학교 교육에서 빼놓아서는 안 될 중요한 인성교육임에 분명하다. 그래서 정부나 기업뿐만 아니라 민간단체 등 범국민적 차원의 참여가 절실하다. 때마침 16일부터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교육기부박람회가 열린다. 아이들의 꿈과 세상을 잇는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뜻을 가진 많은 국민의 교육 기부가 이어지길 바란다.

최진규 서령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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