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고호석]제주 ‘세계 7대 경관’ 선정은 온 국민의 쾌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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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호석 경남대 관광학부 교수
고호석 경남대 관광학부 교수
겨울의 초입에 들어 정치경제적으로 온통 국민이 혼돈의 도가니 속에서 허우적거리던 차에 12일 이른 새벽 한가닥 여명(黎明)의 불빛처럼 기쁜 소식이 날아들어 우리 모두를 놀라게 했다. 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되었다는 오랜만의 유쾌한 소식이었다. 세계 7대 경관은 스위스에 본부를 둔 ‘뉴세븐원더스’ 재단이 지구상에서 가장 독특하고 아름다우며 경이로운 경관을 간직한 7개 지역을 찾아내기 위해 1억 명에 이르는 각국 사람들이 1차(2007∼2008년), 2차(2009년) 전화 및 인터넷 투표로 ‘세계 신 7대 불가사의’를 선정하고, 3차 전문가 심사(2010년)를 거쳐 각국의 신청지 440곳 중 28개 지역으로 압축해 2011년 11월 11일까지의 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선정한 것이다.

이번에 선정된 7대 경관은 브라질 아마존 강, 아르헨티나 이구아수 폭포, 남아프리카공화국 테이블마운틴, 베트남 할롱베이, 필리핀 푸에르토프린세사 강, 인도네시아 코모도국립공원 그리고 우리의 제주도가 해당된다. 그동안 선정을 위해 불철주야 헌신해 온 제주특별자치도민과 아낌없는 격려와 열성으로 동참한 전 국민 그리고 제주를 사랑하는 세계인이 힘을 합쳐 이뤄낸 쾌거이다.

제주도는 이미 유네스코가 2002년 한라산 중심의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2007년 한라산과 성산 일출봉, 만장굴 등 3개 지역의 ‘세계자연유산’ 등재와 더불어 2010년 한라산, 성산 일출봉 등 9개 지역을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해 세계 최초로 ‘유네스코 3관왕’에 등극했다. 유네스코 3관왕에 이어 세계 7대 경관에 등재된 지역은 지구상에서 오직 단 한 곳, 제주도뿐이다. 보물섬 제주도는 4계절이 뚜렷한 온대기후이면서 겨울이 따뜻한 천혜의 기후조건을 갖추고 있고 해안을 따라 즐비한 해안 경관과 명승지들이 ‘올레’길의 정비로 관광객들의 접근성이 훨씬 좋아졌다.

제주발전연구원은 세계 7대 경관 선정으로 생산유발효과 1조2000억 원, 외국인 관광객 73.6% 증가, 내국인 관광객 8.5% 증가 등의 파급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전 세계가 일일 생활권인 글로벌시대에 세계 각국의 관광마니아들이 이 모두를 갖춘 제주도를 앞다투어 방문할 날이 그리 머지않아 보인다. 이제 차분히 이들을 맞이할 채비를 하자. 지금 단박에 필요한 것은 제주도나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에 제주 경관 관련 분야 학자와 전문가 중심의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여러 문제점을 검토하는 것이다. 각종 경관을 중심으로 학술적 관광적 가치와 효용성, 계절에 따른 관광객 추이 변화, 제주도를 찾는 지역별 국가별 관광객의 취향, 선호하는 관광자원, 관광객의 이동 행태 등 철저한 분석과 국내외 홍보를 체계적으로 해야 할 때다.

그리고 9개 지질공원 등 경관지역에 탐방관을 설치해 관련 영상실을 활용하고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으로 된 안내 책자를 구비하며 각종 경관을 상징하는 다양한 캐릭터 관광상품을 서둘러 개발해야 한다. 포화상태에 이른 숙박시설과 신공항 건설 등 관광인프라 확충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제주도와 중앙정부, 다른 지방자치단체와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들의 대도시 및 국립공원을 중심으로 한 관광자원 이용을 극대화하고,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아권 국가와 순차적으로 기타 국가 경관지역과의 권역별 자원별 교류 협력방안을 우리가 주체가 돼 추진해야 한다.

하나의 섬에 여러 형태의 수려하고 경이로운 화산 지형이 해안 경관과 융합된 곳은 제주도를 제외하고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이와 같이 외경스러운 경관들로 가득 찬 보물섬 제주도가 세계 7대 경관 선정에서 보여줬던 국민적인 열기를 우리가 다 함께 이어간다면 가까운 장래에 세계 제일의 관광지역으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고호석 경남대 관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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