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송영중]산업현장의 경쟁력, 기술-기능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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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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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중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송영중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9일 영국 런던에서 폐막된 ‘제41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우리나라가 17번째 종합우승을 차지한 것은 숙련기술 강국 대한민국을 재확인한 경사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번 대회에서 누가 메달을 땄는지 아는 국민은 별로 없다. 이런 현상은 실력보다 학벌을 중시하고 숙련기술과 기능을 경시하는 풍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된다.

다행히 국제기능올림픽 메달리스트들에게는 훈장을 수여해 명예를 드높이고 우수기업에 취업을 알선함은 물론이고 해당 분야에서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산업기능요원으로서 병역 혜택을 부여한다. 아울러 메달리스트들에 대한 실질적인 처우 개선을 추진한 결과 올해부터는 입상자 상금을 체육 올림픽 수준으로 지급한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공생발전 사회로 이행하기 위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공생발전은 발전의 질을 중요시하고 격차를 줄이며 고용 없는 성장이 아니라 일자리를 늘리는 성장을 의미한다. 이 모든 것은 ‘서로 보살피는 따뜻한 사회’를 뜻한다. 길어진 생애 주기 전체에 걸쳐 자신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사회, 그것이 공생발전의 핵심이다. 경쟁에 있어서 출발선이 같아야 하고 과정에서도 공정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일할 기회조차 없는 청년세대와 대기업에 예속된 중소기업은 공정한 경쟁 환경에 놓여 있지 못하다고 할 것이다. 즉, 공생발전을 위해 중요한 가치가 바로 동반성장이다. 지난달 열린 ‘9월 직업능력의 달’ 행사도 좋은 일자리를 늘리고 공생발전을 함께 고민한 자리였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늘어난 정부와 기업의 사회적책임, 동반성장 해법을 함께 모색했다.

한편 기술과 기능이 존중받는 사회, 학력 차별 없는 공생발전 패러다임의 실현을 위해서는 분야별로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비정규직의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고 무분별한 남용을 방지하며 사회보험 가입 확대 등의 가시적인 조치가 있어야 한다. 고졸 취업 문호의 확대 등 기업의 채용문화 개선, 성과중심의 임금체계, 평생학습의 확산 등도 능력에 따라 일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함께 풀어야 할 과제다.

평생 직장에서 평생 직업으로 패러다임이 변화되는 요즘 기술과 기능이 현장의 경쟁력을 끌어내는 원동력이라는 인식의 확산이 절실하다. 필자가 기술과 기능에 관한 다양한 정책을 집행하는 기관의 책임자로 일하다 보니 그야말로 ‘현장의 경쟁력은 숙련된 기술과 기능에서 나온다’는 진리에 매순간 주목하게 된다.

제41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 개최국이었던 영국 사람들의 숙련기술인에 대한 인식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영국에서는 예를 들면 배관공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직업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중산층에 준하는 수입을 올리며 생활한다고 한다. 제조업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숙련기술인의 일자리 확보를 위해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펼치고 있다. 숙련기술인의 양성도 중요하지만 숙련기술과 기능에 대한 정당한 대우와 사회적 인식 변화가 제대로 된 숙련기술 선진국이 되는 밑거름이다.

송영중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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