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한민규]평창올림픽-패럴림픽 함께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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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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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규 한국체육대 특수체육교육과 교수
한민규 한국체육대 특수체육교육과 교수
우리나라가 세 번의 도전 끝에 마침내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유치지원단의 일원으로 7월 6일 오후 5시, 역사적인 순간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맞았던 나는 그 환희와 영광이 더욱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1988 서울장애인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근무를 시작으로 벌써 27년째 인연을 맺고 있는 장애인체육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는 희망에 가슴이 설렜다.

2000년 ‘동반 개최’ 명문화

하지만 ‘이번에는’이라는 나의 바람과 기대는 한국에 돌아오는 순간부터 ‘이번에도’라는 실망과 좌절로 바뀌게 되었다. 한국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2018 평창올림픽대회 특별지원법’이 국회에서 발의되었지만 법안 어디에도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에 대한 지원 근거는 언급조차 되어 있지 않았다. 이에 대한 문제와 부당성을 인식한, 한나라당 국회의원이기도 한 윤석용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이 최근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및 장애인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설치를 골자로 하는 수정법안을 발의했다.

정부 또한 2018 평창 겨울올림픽대회 5대 전략 등 각종 지원대책을 발 빠르게 발표하고 홍보하고 있지만 겨울장애인올림픽에 대해서는 그 어디에서도 지원 내용을 찾아볼 수 없었다. 정부와 국회, 유치위원회는 그렇다 치더라도 2018 평창 겨울올림픽대회는 겨울장애인올림픽대회와 동반 개최되는 것으로 명칭 자체도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및 겨울장애인올림픽대회’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과연 국민 중에 몇 명이나 제대로 알고 있을까. 장애인체육의 소외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그동안 단순히 ‘나아지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수십 년간 지탱해 왔으며, 항상 일반체육의 중심에서 벗어나 부수적인 대상으로 다뤄져 온 것이 사실이다.

장애인올림픽은 2000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가 시드니협약을 통해 ‘동반 개최’ 및 ‘통합조직위원회 운영’을 명문화했으며 올림픽과 동등한 수준의 세계인의 종합대회이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를 위해 장애인 체육인과 모든 관계자는 구체적이고 핵심적으로 노력했으나 유감스럽게도 현실은 장애인올림픽이라는 명칭조차 제외된 채 평창 대회가 마치 올림픽만 개최되는 것처럼 진행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장애인 체육과 비장애인 체육의 공존 사례를 보면 ‘2002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및 장애인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는 IOC와 IPC가 협약을 체결하기 전에 대회를 유치해 협약을 이행할 의무가 없었지만 자발적으로 협약 내용을 준수하였다. 그 뒤 2004년 아테네 대회와 2006년 토리노 대회, 2008년 베이징 대회와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도 당연하게 통합 운영되었다. 다가오는 2012년 런던 대회는 준비 단계에서부터 올림픽 및 장애인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가 함께 완벽한 통합으로 전략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올림픽 개최에만 급급하고 장애인올림픽과의 통합 운영에는 관심조차 가지지 않는 모습으로 비쳐 유감스러움을 넘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게까지 느껴진다.

전략적인 통합운영 힘써야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회원국이며, 선진국 진입을 목전에 둔 중심 국가이다.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단순한 경제지표와 첨단 과학기술을 내세우기에 앞서 장애인을 배려하고 보듬어 안는 의식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한다. 평창 겨울올림픽과 겨울장애인올림픽의 성공적인 동반 개최를 통해 우리나라 복지 수준이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한민규 한국체육대 특수체육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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