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정종섭]서울 G20 국회의장회의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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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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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섭 서울대 법대 학장
정종섭 서울대 법대 학장
이번에 우리 국회는 ‘2011 서울 G20 국회의장회의’를 개최하게 되었다. 2010년 우리나라와 공동으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한 캐나다가 지난해 이 회의를 오타와에서 열었고, 이번에는 우리가 개최할 차례다. 이제 우리나라도 국력과 국민의 역량이 신장된 만큼 국제사회에서 주도적이고 주체적으로 그 활동을 넓히고 또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이미 사법 분야에서는 아시아헌법재판소연합의 초대 의장국으로 돛을 올려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고, 국제형사재판소 재판장과 해양법재판소 재판관 등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유엔 사무총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도 우리 국민이 잘 알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법률가들이 활동하게 될 미래에 비추어 볼 때, 앞으로 이러한 활동은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미국이나 일본은 오래전부터 제3세계와 체제전환국들에 대해 법 체제를 정비하고 지원하는 활동을 해 왔는데, 이제 우리나라도 국제적 지위에 걸맞게 산업화와 민주화에 성공한 우리의 지식과 성공 경험을 개발도상국과 나눠가지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오늘날 국제사회는 공동의 과제에 적극 참여해 인류의 문제 해결에 헌신하고 이웃나라에 우리가 가진 경험을 나누고 베풀 때 국제사회에서도 존경을 받고 그 리더십도 인정받을 수 있다. 아직도 독재, 권위주의, 부패 등으로 국가 발전이 지체되고 국민의 자유와 행복이 억압되는 후진국들을 보면 우리의 역사적 고통을 되새김질하게 되지만, 그 속에서도 우리 국민의 노력으로 헌법국가와 민주국가로의 발전과 성공을 이룬 것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가져도 좋고, 그 경험을 다른 나라에 전달할 필요도 있다.

오늘날 대의민주주의에서 민주주의 징표는 국회이다. 국회가 국가 운영의 중심에서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하고, 미래 전망을 가지고 어젠다를 올바르게 설정해 갈 때 진정한 민주주의가 실현된다. 그러나 글로벌한 국제화시대에 이제는 국가 활동이 일국 단위에 머무를 수 없다. 이미 한 국가의 정책은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에 세계적 수준에서 어젠다를 다루어야 할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국회도 일국 단위의 업무를 처리하는 것으로만 머무를 수 없으며, 많은 정책을 세계적 수준에서 접근하고 처리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국회에서 ‘2011 서울 G20 국회의장회의’를 개최해 세계 여러 나라의 국회의장들과 국민 대표자들이 함께 글로벌한 과제들을 논의하는 것은 우리 국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국민에게 보여주고, 또한 국회의원들로 하여금 내재화하는 데 있어 큰 의미를 가진다고 할 것이다. 동시에 이번 회의는 대한민국 국회가 국제사회에서 주도적인 역할자로 등장하여 국제적인 어젠다를 다루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를 가진다.

이번 회의는 ‘공동 번영을 위한 개발과 성장’이라는 주제를 내걸고, 선진국 개발 경험의 공유를 통한 개발도상국 발전전략, 금융위기 이후 동반성장을 위한 국제 공조와 의회의 역할, 세계평화와 반테러를 위한 의회 간 공조 전략이라는 의제를 다루게 된다. 이는 주최국인 우리의 입장에서 시의적절한 의제를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모든 회의가 그렇듯이 이러한 의제를 논의하면 그 결실이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이 주최국이 되어 논의한 결과가 국제사회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점이 모처럼 우리가 주최하는 이번 회의를 의미 있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종섭 서울대 법대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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