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민원기]신종플루 ‘국산 진단제품’ 국제인증에 정부 지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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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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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돼지 독감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알려질 때만 해도 큰 관심을 끌지 못하던 신종 인플루엔자가 이제는 연일 주요 뉴스로 나오고 있다. 보건의료인뿐 아니라 전 국민이 신종 플루가 의심되면 거점의료기관을 찾아 검사를 하고 타미플루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알고 있다.

신종 플루 검사는 크게 신속검사와 확진검사로 나눌 수 있다. 신속검사는 임신진단 시약과 같이 손쉽게 검사를 하고 결과를 판독할 수 있지만 신종 플루 환자 가운데 양성으로 나오는 결과가 약 30%에 불과하다는 데 문제가 있다. 또 양성으로 결과가 나오더라도 계절 독감인지 신종 플루인지 구분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확진검사는 신종 플루 바이러스를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으로 증폭하여 확인하는 일종의 분자생물학적 검사이다. 특수한 장비와 시설 및 전문적 인력이 확진검사에 필요하므로 국내뿐 아니라 국외에서도 인증을 받은 검사실에서만 시행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많은 바이오 체외진단 회사가 분자생물학적 기법을 사용한 확진검사를 개발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임상에 적용할 제품을 개발해낸 회사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확진검사 제품도 품귀 현상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신종 플루 초기에는 공급이 제한되어 진단을 하지 못하는 때가 많았다. 그러나 국내 회사가 다국적 바이오 체외진단 회사 제품에 뒤지지 않는 국산 제품을 적시에 개발하고 공급한 덕분에 신종 플루 검사가 원활하게 이뤄지는 편이다. 신종 플루 검사를 담당하는 진단검사의학 전문의로서 한국산 신종 플루 검사제품은 국내 바이오 체외진단 회사가 세계일류 기업으로 발전하는 출발점이 되리라 확신한다.

국내 회사가 신종 플루 제품을 외국으로 수출하지 못하는 것은 기술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수출에 필요한 기반을 구축하지 못해서이다. 국내에서 개발한 신종 플루 제품의 우수성을 객관적으로 입증받기 위한 여러 의료기관의 임상연구, 수출에 필요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 작업은 중소기업에 불과한 국내 회사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므로 국가적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전 세계의 관심이 신종 플루 확산에 집중된 현 시점에 확진검사 등 바이오 체외진단에 대해 국가가 체계적으로 지원하면 제2, 제3의 신종 플루 유행 시 환자가 확진검사를 신속히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신성장 동력사업의 하나인 바이오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국제적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민원기 울산대 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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