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포커스/토머스 프리드먼]9·11이후 中건설할 때, 美는?

  • 입력 2008년 9월 2일 02시 57분


베이징(北京) 올림픽 폐막식에서 웅장한 북소리의 울림을 가슴으로 느끼면서 두 가지 결론에 이르게 됐다. 이 나라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는 어디에도 견줄 만한 데가 없으며, 우리 아이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쳐야겠다는 것이었다.

2주 동안의 행사를 확대해석해선 안 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올림픽은 역사를 바꾸는 결정적 사건이라기보다 가장 훌륭하게 꾸민 모습을 전 세계에 선보이는 스냅사진 같은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올림픽을 통해 보여준 이미지는 매우 강력한 것이었다. 미국은 선거 시즌을 맞아 그 의미를 되새겨 봐야 한다.

430억 달러 규모의 거대한 인프라 건설이나 견줄 데 없는 개·폐막식은 원유를 발견하는 행운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7년 동안의 국가적 투자와 계획, 응집된 국가의 힘과 전국적 동원, 힘겨운 노동을 통해 이룬 것들이다.

7년. 그렇다. 중국은 2001년 7월, 9·11테러 발생 불과 2개월 전에 올림픽 개최권을 획득했다.

새 둥지(냐오차오·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에 앉아 웅장한 폐막식을 지켜보면서 나는 중국과 미국이 지난 7년을 각기 어떻게 보냈는지 비교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7년 동안 중국이 올림픽 준비에 몰입해 왔다면 우리는 9·11테러 이후 알 카에다 소탕에 몰입해 왔다. 그들이 더 좋은 경기장과 전철, 공항, 도로, 공원을 건설하는 동안 우리는 더 나은 금속 탐지기와 군용차량 등을 개발하는 데 주력해 왔다.

그 차이는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 뉴욕의 초라한 라가디아공항 터미널과 맨해튼의 오래된 인프라 시설을 상하이(上海)의 세련된 공항과 신식 자기부상열차와 비교해 보라.

물론 베이징 외곽만 가도 아직 가난에 허덕이는 제3세계의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주지해야 할 사실은 상하이나 베이징 등 중국의 개발된 지역은 미국의 부유한 지역보다 훨씬 현대적이라는 점이다. 건물들은 훨씬 눈에 띄는 양식으로 지어졌고 무선 인터넷과 새 도로, 열차는 훨씬 효율적이고 훌륭하다.

다시 말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중국은 원유 발견으로 얻은 게 아니라 스스로의 노력으로 이뤄냈다.

2001년부터 올림픽이라는 기치 아래 중국이 건설한 현대적 인프라 건설을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기치 아래 미국이 연기해 온 인프라 건설과 비교해 본다면 향후 7년 동안 미국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분명해진다. 미국 내의 국가 건설(nation-building)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일을 하루라도 빨리 끝내야 한다. 미국이 지금 필요로 하는 우리의 국가 건설을 더 늦출 수 없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 후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많은 이가 새로운 미국에의 희망을 그에게 걸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라크가 아니라 바로 미국 내의 새로운 국가 건설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오바마 후보는 공화당이 이번 선거를 러시아나 빈 라덴에게 누가 더 강하게 대적할 수 있는지의 문제로 몰고 가는 일을 막아야 한다. 이번 선거는 누가 새로운 미국을 다시 세울 수 있는지, 누가 더 강하고 창의적인 리더십의 주인공인지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

오바마 후보가 이제는 ‘우리의’ 시간이어야 한다고 선포한 것은 시의적절하다. 그 시간은 바로 미국의 재건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오바마 후보도 마찬가지겠지만 나는 내 딸들에게 미래를 보려거든 중국에 가야 한다고 절대 말하고 싶지 않다.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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