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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17일 19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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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데이트족들을 따라다니며 아이스크림을 팔아 끼니를 이어가다 날씨가 쌀쌀해지자 목욕탕 ‘때밀이’ 보조로 취업했는데 이 생활이 그의 인생을 바꿔놨다.
“목욕탕 보일러 기사를 보고 저런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 먹고사는데 지장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 때부터 보일러실에 몰래 들어가 구조를 익히고 기사에게 공구로 한 대씩 얻어맞으며 어깨 너머로 기술도 익혔죠.”
그는 75년 보일러 기능사 자격증을 땄고 군 제대 후 남양유업에 취업했다. 보일러에 고장이 나지 않으면 별반 문제될 것이 없는 자리. 하지만 그는 이 분야에서만큼은 최고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환경기사, 위험물취급 기능사 자격증을 따가며 연구를 거듭했다. 그 결과 연소 효율이 높아 에너지 소비와 대기 오염을 크게 줄인 획기적인 보일러 버너를 개발했고 그 덕분에 산업자원부 장관의 표창도 받았다. 우씨는 “그동안 직장은 곧 연구소라는 생각으로 살아왔다”며 “먹고살기 위해 일을 시작할 수는 있지만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일을 즐겨야 한다”고 말했다.
<공주〓지명훈기자>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