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서 고암동 영육아원 벽안의 원장 백제인씨

  • 입력 2001년 9월 26일 18시 32분


“버림받은 아이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올바로 자랄 수 있도록 사랑을 전달했을 뿐입니다.”

미국인인 벽안(碧眼)의 65세 ‘노처녀’가 38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버려진 영유아들을 보살펴 왔다.

충북 제천시 고암동 영육아원의 백제인(미국명 제인 화이트) 원장은 미국 위스콘신주 매디슨시티 출신으로 59년 크리스천 라이프대학을 졸업하고 캐나다 등지에서 선교활동을 하다 62년 제천에 정착했다.

그는 이듬해부터 38년째 버려진 영유아들의 어머니 역할을 해오고 있다.

그동안 백 원장의 도움을 받아 사회로 진출한 원생들만 1200여명. 지금도 88명의 영유아들이 백 원장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또 지금까지 733명의 원생을 미국이나 유럽 등 전세계의 새로운 가정에 입양시켰으며 193명에게는 친부모를 찾아 주기도 했다.

이 육아원 출신인 현 세계 여자 프로복싱 챔피언 킴 메서(한국명 백기순)는 지난해 한국에서 가진 경기 때 받은 대전료 2000달러를 기탁하며 백 원장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백 원장은 “사랑받지 못하고 친구도, 집도 없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일이 그 무엇보다 의미있고 행복하다”며 “생이 끝나는 날까지 이 일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82년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기도 했던 백 원장은 ‘제15회 제천 시민대상’ 수상자로 결정돼 다음달 13일 상패와 상금 100만원을 받는다.

<제천〓장기우기자>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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