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살인사건’ 연상 영화 ‘토일렛’ 논란…“경각심? 마케팅용 아닌가” 눈살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8월 22일 20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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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발생한 ‘강남역 살인사건’을 연상케 하는 영화 ‘토일렛’에 혹평이 이어지고 있다.

8월 중 개봉 예정인 영화 ‘토일렛’은 최근 작품 메인포스터와 줄거리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주인공 명훈은 술자리에서 만난 여성들에게 호감을 보였지만 거절당한다. 명훈은 이후 해당 여성들이 자신을 험담하는 이야기를 듣고 순간 분노해 그들을 미행한 뒤 건물 안 여자 화장실에서 칼로 위협하고 겁탈을 시도한다.

제작사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토일렛’은 강남역 여자 화장실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했다”며 ”여자들에게 모욕을 당한 한 남자가 일행과 함께 복수를 시도하면서 벌어지는 범죄 심리 스릴러“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상훈 감독은 “강남역 살인사건, 층간 소음 살인사건 등 상식을 벗어난 즉흥적인 범죄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이번 작품을 만들게 됐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영화의 세부적인 정보가 공개되자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영화 메인포스터의 “모든 것은 우발적이고 즉흥적인 분노 때문이었다”는 문구는 마치 가해자를 옹호하는 것 같은 표현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들은 “우발적이라고 표현하다니 말도 안 된다” “경각심? 결국 마케팅용일 뿐이지” “유가족 생각 조금도 안하는 클라스. ‘모든 것은 우발적이었다’ 예고편 보니 가해자 옹호하는 것 같다.”며 비판했다.

이에 ‘토일렛’을 연출한 이상훈 감독은 소셜미디어에 “‘토일렛’은 강남역 사건과는 전혀 무관한 영화이고 가해자를 두둔하거나 감싸는 영화는 더더욱 아니다. 저도 그 누구보다 강남역 사건에 울분한 사람이고 범죄자에 대해 지탄하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가 ‘토일렛’이라는 영화를 만든 계기도 그런 범죄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자 뜻있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작품이다. 기회가 돼서 작품을 보면 알겠지만 완벽한 범죄는 없고 범죄자는 결국 그 벌을 받는다는 것이 영화의 메시지이자 주내용”이라고 강조했다.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홍보사 화요일은 11일 공식입장을 내고 사과했다.

이들은 “ ‘토일렛’은 이상훈 감독이 기획한 밀실 공간 스릴러 3부작 중 2번째 작품으로서, 논란이 되고 있는 사건이 일어나기 전부터 기획한 저예산 독립영화”라면서 “본 작품은 특정 사건을 분석해 재조명 한 것이 아닌, 묻지마 살인, 층간 소음 살인 사건 등 일련의 충동적, 우발적 범죄들에 대해서 사회적 경각심을 주는 메시지를 담으려고 노력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영화 제작 당시 ‘강남역 사건’도 소재들 중에 포함은 되었으나, 그 외에도 사회문제로 거론되는 다양한 흉악범죄들에 대한 검토가 있었고, 보도자료 본문 내용에 기획의도를 담고, 보도자료의 메인 카피를 정하던 중, 여러 소재 중 하나인 해당 사건을 언급하게 됐다”고 배경을 밝혔다.

홍보사는 “본 작품의 홍보 방향이 특정 사건을 이용한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었으며, 이상훈 감독도 SNS를 통해서 입장을 밝힌 바 있지만, 작품의 내용도 ‘강남역 사건’뿐 아니라 소재로 언급 된 일련의 사건과도 전혀 상관이 없음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한편 ‘강남역 살인사건’은 작년 5월 17일 조현병을 앓던 김모 씨(35)가 서울 서초구의 한 화장실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성 A 씨(당시 23세)를 살해한 사건이다.

22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민사1부(부장판사 명재권)는 A 씨 부모가 김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하고 “김씨는 A씨 부모에게 5억여 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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