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서문시장’ 발언에 박사모 발끈 “막말 말고 김진태에 양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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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3월 16일 16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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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소속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서문시장이 ‘박근혜 시장’이냐”라는 발언에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이 불쾌감을 드러냈다.

16일 친박 핵심 김진태 의원은 홍 지사가 대구 서문시장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데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머릿속에서 지우려면 출정식 장소부터 바꾸라”며 “대구 서문시장은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 고비가 있을 때마다 찾아가던 곳인데 거기 가면 박 전 대통령이 생각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에 홍 지사는 “서문시장이 ‘박근혜 시장’이냐”며 “참 어이가 없다. 내가 초·중·고등학교 다닐 때 서문시장에서 놀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걔(김 의원)는 내 상대가 아니다”며 “앞으로 애들 얘기해서 열 받게 하지 말라”고 불쾌해 했다.

이같은 내용이 보도되자 ‘박사모’ 회원들이 홍 지사를 향해 날을 세웠다. 이들은 이날 박사모 커뮤니티 게시판에 “역시나 홍준표 막말하는 버릇은 여전하다. 꼴 보기 싫다” “상대가 안 된다고? 시건방이 하늘을 찌른다” “홍준표는 제발 능력 있고 진실한 김진태 의원님에게 양보하라. 백의종군하라” 등 글을 남겼다.

한 회원은 “그 입이 언젠가 화근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조금 순화된 언어를 사용해도 될 것을 안하무인격”이라며 “같은 경남에 살아도 부끄럽다. 처음에는 지지도 했지만 2심 판결로 사람이 가벼워졌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다른 회원은 “이분이 김진태 의원님처럼 박대통령님을 가슴에 안고 간다고 억울한 대통령님 누명 벗겨 준다고 하면 지지할 생각이 있었다”며 “그러나 요즘 박대통령님을 지워야 한다는 그분의 말에 전 절대로 지지 하지 않는다. 우리 보수의 중심에는 박대통령님이 계시고 더더욱 서문시장은 박대통령님 지지자들이 대부분인 곳이다. 오지 마시라”고 했다.

“보수의 중심 대구 경북, 대구 사람들의 집결지가 서문시장. 결국 보수표 노리신 거잖나. 그나저나 화제 때는 다녀가셨나”는 비아냥도 나왔다.

“우리 분열하지 말자. 보수끼리 욕하고 분열하면 안 된다”며 “최선은 김진태이나 홍준표도 생각하고 비판 자중하자. 세상은 우리 뜻대로 항상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이도 있었다.

당초 박사모 회원들은 홍 지사를 지지하는 쪽에 가까웠다.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졌던 홍 지사가 지난 2월 무죄를 선고받았을 당시, 박사모는 “드디어 홍 지사도 대권길이 열렸다”며 환호하는 분위기였다.


이 같은 분위기가 급변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한 홍 지사의 태도 변화 때문으로 보인다. 홍 지사는 지난해 12월 소셜미디어에 “(박근혜 대통령이) 죽을죄를 지은 것도 아니지 않느냐”면서 “절차를 밟아 4월말에 내려오겠다는데 굳이 머리채 잡고 바로 끌어내리겠다는 야당의 처사는 좀 과한 측면이 있지 않은가”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홍 지사는 지난 14일 “탄핵은 끝났고 이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머릿속에서 지워야 할 때”라고 했다. 이어 김진태 의원과 언쟁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홍 지사는 18일 오후 서문시장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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