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에 가득한 커피향, 갓 구운 빵 냄새…“그거 인공 향기인데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5일 14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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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커피향 좋은데.”

커피전문점의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먼저 후각이 반응한다. 당연히 커피향이 매장 가득히 퍼져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커피향은 당신이 생각하는 진짜 커피향이 아닐 수 있다. 실제로는 인공 커피향이 당신을 맞을 수도 있다.

사람들은 무엇을 먹었는지, 무엇을 보았는지 기억이 희미해져도 향기만은 기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첫 인상은 물론 마지막 인상도 향기에 의해 좌우되기 쉽다.

후각을 자극하면 고객이 매장에 오래 머무르도록 하는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오래 기억하게 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향기 컨설팅 업체인 아이센트의 관계자는 “후각은 오감 중 가장 강렬하면서도 오랫동안 뇌에 기억된다. 차별화된 마케팅 수단 중 하나”라고 말했다.



패션 매장들은 고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향기를 사용하고 있다. 이랜드월드가 전개하는 캘리포니아 스타일 캐주얼 브랜드 후아유는 2000년부터 향기 마케팅을 활용하고 있다. 후아유 측은 “미국 캘리포니아를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오렌지다. 오렌지를 활용한 마케팅으로 브랜드를 기분 좋게, 오래 기억할 수 있는 효과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호텔도 예민하고 까다로운 고객의 취향을 맞추기 위해 ‘향기 설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자신들만의 향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사용하는 호텔도 있다. 한 호텔 관계자는 “호텔마다 그 향에 익숙해지면 다시 그 호텔을 찾게 되는 효과가 있다. 그만큼 다른 호텔과 차별화되고 좋은 향을 개발하는데 노력한다”고 했다.

베이커리 전문점에서는 빵을 갓 구운 듯한 ‘빵 향기’를 인공적으로 만들어 사용한다. 디저트 전문점에서는 식욕을 당길 수 있는 초콜릿 향, 쿠키 향 등을 사용한다. 헬스장과 다이어트 관련 매장은 식욕을 억제하는 향, 키즈 카페와 병원 등은 상쾌한 느낌을 주는 향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향기 업체 관계자는 “많은 매장과 공간에서 향기 마케팅을 한다고 일부러 알리지는 않는다. 향기가 나는지 모른다고 생각할 때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미술관, 서점 등의 공간 뿐 아니라 전자제품과 책 등에서도 차별화와 각인 효과를 위해 향기를 사용하고 있다.

향수 사용도 늘었다. 지난해 향수 수입액은 1억3772만 달러(약 1539억원)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특히 개성 있는 향수를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기존의 패션브랜드의 향수 대신 다양한 제품군을 지닌 고급 향수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모 등 시각적 인상보다 향수를 사용한 ‘후각의 인상’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자연스럽게 자신만의 향을 찾는 경향이 높다”고 말했다.



● 가정에서의 향 연출

거실-기분 전환에 도움이 되는 밝고 경쾌한 향. 오렌지, 시트러스
주방-냄새와 악취가 제거되고 식욕을 돋우는 향. 시트러스
테라스-인위적이기보다는 자연스러운 향. 허브, 피톤치드
서재-집중력 향상에 좋고 졸음을 쫓는 향. 페퍼민트
침실-몸과 마음을 풀어주는 향. 허브, 라벤더, 자스민
욕실-항균과 탈취효과가 뛰어난 향. 레몬그라스, 유칼리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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