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국정 역사교과서 함께 탄핵… 교육장관과 맞짱 떠서 폐지시킬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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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선 “정치행보 부적절”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국정 역사 교과서도 탄핵됐다고 생각합니다. 교육부 장관과 ‘맞짱’을 떠서라도 국정 교과서를 폐지시키겠습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0일 시교육청 주최로 열린 역사교육 대토론회에 참석해 “국정 교과서는 반드시 폐지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탄핵안 통과 이후 교육부와의 대립각을 더욱 노골화하는 모습이다.

 조 교육감은 이날 “지금 황교안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하고 있는데 국정 교과서는 대행이 결정해서 추진하는 게 불가능한 일”이라며 “교육부 장관도 이 프로세스를 진행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여러분은 안심하셔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부가 강행의 변형 내지는 꼼수로 ‘국·검정 혼용’을 할 수가 있는데 이는 자유로운 선택인 것처럼 보이나 실상은 불공정 게임”이라며 “국정 교과서는 2015교육과정에 맞춰 쓴 ‘새 책’이고 검정은 2009교육과정에 의해 쓰인 ‘헌 책’인데 둘 중 학교에 고르라고 하면 학교들은 당연히 새 책을 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렇게 되면 결국 70∼80%는 국정을 쓰고 강한 반대를 가진 일부 학교만 헌 책인 검정 교과서를 쓸 것”이라며 “이는 안 되는 일이기 때문에 국정은 폐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교육감은 “현재 201개 서울지역 고등학교가 1학년에 역사를 편성해 놨는데 중학교와 달리 고등학교는 이를 바꾸는 게 너무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내가 싸우는 것”이라며 “박근혜 탄핵이라는 엄청 어려운 일도 해내는 국민인데 우리가 힘을 합치면 국정 교과서 하나 못 없애겠냐”고 덧붙였다.

 그는 또 “국정 교과서를 추진하려는 보수의 바탕에는 성장 승리사관이 있는 것이고 배타적이고 편협한, 자긍적인 역사관을 넣으려는 것”이라며 “이는 결국 이민자와 소수자, 탈북자 및 북한 반대 등 굉장히 냉전적인 사고로 나가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조 교육감은 이날 토론회 후 서울 광화문광장으로 이동해 국정 교과서 즉시 철회를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였다.

 이 같은 교육감 행보에 대해 일각에서는 교육 수장으로서 적절치 않은 언행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 시내 한 고교 교장은 “그래서는 안 되는데 교육감이 이미 정치인이 돼 버렸다”며 “토론회 홍보 공문은 받았지만 이미 정해놓은 프레임에서 무슨 토론을 하겠나 싶어 가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교 교장은 “설령 국·검정 혼용이 돼도 열에 아홉 학교는 국정을 안 쓸 분위기”라며 “현장을 너무 모르고 ‘오버’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교육부는 기존 계획대로 23일까지 국정 교과서에 대한 국민 의견을 수렴한 뒤 추진 방안을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임우선 imsun@donga.com·유덕영 기자
#국정교과서#조희연#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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