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대통령, 자기 마음대로다!”…울분·분노 토한 위안부 할머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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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7월 21일 1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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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 DB
사진=동아일보 DB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88)가 21일 “우리는 살아있는데, 본연히 여기에 있는데 무슨 협상이냐. 아무것도 없는 협상”이라며 울분을 토해냈다.

이 할머니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위안부특별법과 평화통일경제특구법 입법청원을 위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며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거친 언사를 쏟아냈다

이 할머니는 이날 발언대에서 “피가 섞였나 살이 섞였나, 그런데 무슨 협상인가. 우리가 살아있는데 무슨 협상인가. 왜 내 인생을 지가 살아주나. 돌려놔라”며 울분과 분노를 쏟아냈다.

최 시장 등 주변에서 이 할머니를 말렸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 할머니는 “대통령은 엄격히 말하면 국모 아닌가? 국모면 백성을 다스리고 국민을 사랑해야 하는데 우리가 무식하다고, 모른다고 이런 식으로 하는 건 용납 못한다”며 “대통령을 뽑아 놨으면, 국민을 사랑하고 역사를 알고 해야 되는데 이거는 아무것도 아니고 (박 대통령은) 지 마음대로예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역대 대통령이 위안부 이야기를 못꺼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끄집어 냈다”며 “XX하고 있네, 진짜. 지가 뭔데, 지가 무슨 도와준 게 있어요?”라며 박 대통령을 향해 거침없는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이 할머니는 최근 사드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그것이 아무 문제가 없다면 먼저 청와대에 씌우라. 깊은 물에 들어가자면 박 대통령이 얕은지 깊은지 먼저 살펴야 하는 것 아니냐. 대통령은 뭐하는 대통령이냐”라며 “왜 내 생명을 지 마음대로 하는데요, 왜”라고 정부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할머니들 다 죽길 바라는 일본인들은 그렇다지만, 역시 박 대통령도 보니까 (우리가) 다 죽기를 바라고, 우리 언론들도 요즘에는 우리를 등한시하고 있다”며 “그러지 마세요. 이건 우리 일이 아니고 여러분들의 일”이라고 분노를 토해냈다.

이 할머니는 “우리는 재단이 필요한 게 아니다. 피해자는 공식적으로 일본에게 사죄받고 배상받아야 하는 것을 받고 하자는 한마음”이라며 “저는 끝까지 살아서 분명히 이 문제를 밝히고 후대에 물려주지 않고, 세계가 평온해지도록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옥선 할머니도 “우리가 어째서 위안부인가. 우리는 위안부가 아니다. 강제였다, 강제. 강제로 되었는데 왜 위안부라고 하느냐”고 분노했다.

최 시장은 할머니의 발언 내용을 우려한 듯 “오늘 대통령님과 사드, 이런 발언은 본질에서는 빗겨갔지만 어르신들의 분노에 초점을 맞춰 봐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은 최성 고양시장과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 나눔의집 안신권 소장, 존 던컨 UCLA 한국학연구소장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생활안정 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할머니를 비롯해
또다른 위안부 피해자인 이옥선·박옥선 할머니도 배석했다.

이들이 요구한 특별법에는 ▲대통령 소속 ‘위안부 피해자 생활 안정 지원 및 기념사업 심의위원회’ 설치 ▲위안부 피해자의 장례비 및 추모시설 설치 비용 지원 ▲사료관 건립·교육자료 발간 및 피해자 실태조사 연구 지원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 지정(매년 8월 14일) ▲내년 3월 말까지 피해자 명예회복 및 진상규명 노력에 대한 활동보고서 국회 제출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들은 공동성명서에서 “일본 정부는 역사를 왜곡하고 범죄를 정당화하며,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더하고 있다”며 “아베 총리가 진심으로 공식 사과하고 합당한 법적 배상을 이해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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