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100] “인류 생존의 기본 다뤄” 단국대 미생물학과, 취업률은 ‘기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6일 16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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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역량 강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단국대 미생물학과 학생들이 외국인 교수들과 함께 국립생태원을 견학하면서 생물다양성 관련 전공지식을 영어로 소통했다.
글로벌 역량 강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단국대 미생물학과 학생들이 외국인 교수들과 함께 국립생태원을 견학하면서 생물다양성 관련 전공지식을 영어로 소통했다.
미생물학과 전공과목인 공업미생물학 수업의 일환으로 미생물을 이용하여 유제품인 발효식품을 생산하는 기업인 남양유업을 현장 방문해, 교과현장교육을 수행했다.
미생물학과 전공과목인 공업미생물학 수업의 일환으로 미생물을 이용하여 유제품인 발효식품을 생산하는 기업인 남양유업을 현장 방문해, 교과현장교육을 수행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한 단국대 미생물학과 최형렬 씨(3학년), 김성환 교수, 박수정 씨(3학년·왼쪽부터).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한 단국대 미생물학과 최형렬 씨(3학년), 김성환 교수, 박수정 씨(3학년·왼쪽부터).
단국대 미생물학과 재학생과 졸업 동문들이 함께하는 연차 행사인 ‘노을제’를 마치고 재학생과 동문 그리고 학과 교수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노을제는 동문 멘토링과 취업 알선이 이루어지고 재학생들의 장학금 지원을 위한 선배들의 기부금도 모금되는 뜻 깊은 행사다.
단국대 미생물학과 재학생과 졸업 동문들이 함께하는 연차 행사인 ‘노을제’를 마치고 재학생과 동문 그리고 학과 교수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노을제는 동문 멘토링과 취업 알선이 이루어지고 재학생들의 장학금 지원을 위한 선배들의 기부금도 모금되는 뜻 깊은 행사다.
미생물은 지구상의 모든 환경에 존재하는 세균, 균류, 조류, 원생동물, 바이러스 등을 말한다. 병원성 미생물은 사람은 물론 동식물의 생명을 위협하기도 하지만, 생태계에서 미생물은 물질 분해자, 에너지 생성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미생물이 없으면 물질순환이 이뤄지지 않아 지구는 오염물질과 쓰레기 속에 파묻히게 되고, 대기와 토양, 수질은 인간뿐만 아니라 다른 생명체도 살아남기 어렵게 될 것이다.

김성환 단국대학교 미생물학과 교수는 “미생물학은 생명현상의 본질에 대한 탐구에서 첨단 생명공학산업까지 아우르는 생명과학으로서 인류의 생존을 위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학문이다. 미생물학의 발전은 건강수명 100세 시대를 넘어 150세 시대를 여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단국대 미생물학과의 역량은 켐바이오(ChemBio) 글로벌 전문인력양성사업단이 수도권대학 특성화사업(CK-Ⅱ)으로 선정된 것이 증명한다. 5년간 100억 원의 예산을 교육부로부터 지원받아 교육과정을 혁신적으로 개편하고, 화학과 바이오를 융합한 글로벌 교육체제를 구축했다. 사업단을 구성하고 있는 4개 학과의 중심학과인 미생물학과는 전공교육은 물론 비교과 교육도 국제적 수준이다.

“면역학을 연구해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각종 질병에 대한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해답을 제시하는 연구자가 되는 게 꿈”이라는 최형렬 씨(3학년)는 켐바이오 사업단의 글로벌 및 비교과 교육의 대표적 성공 사례다.

최 씨는 두 번의 켐바이오 사업단의 영어말하기대회에서 각각 1등과 2등을 차지해 필리핀 세부에 대학탐방을 다녀왔다. 또 사업단의 두 차례 유엔 활동에도 모두 참가했다. 특히 2차 활동에서는 미생물학과 학생 4명이 팀을 꾸려, GYBN(Global Youth Biodiversity Network)에 가입했다. GYBN은 생물다양성 보존운동을 하는 청년 단체이며, 유엔 산하의 생물다양성 협회로부터 유일하게 인정받은 청년단체다.

이렇듯 뛰어난 영어와 전공 실력, 글로벌 활동을 인정받은 최 씨는 2016년 2학기에 방문학생 프로그램으로 영국 맨체스터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켐바이오 사업단장인 김 교수는 “우리 학과는 수도권 대학 중 미생물학과의 명칭과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학과로서, 30년 넘는 전통의 끈끈한 졸업동문이 취업지도와 진로지도는 물론 장학금까지 지원하고 있다. 학생들의 학과만족도와 교수만족도가 상당히 높다”고 밝혔다.

충실하고 전문적인 실험실습과목은 11개 이상이다. 전공필수와 융합교과의 실험과목 1개 반당 학생수는 20명 정도여서 고품질 집중교육이 가능하다.

한편 첨단IT기반 학사관리와 교육지원 시스템을 이용해 학생들의 해외 유명 대학 연구 경험지원, 새로운 연구 아이디어 지원, 학부생의 교수 연구실 연구경험지원도 적극 실시하고 있다. 우수졸업 논문실험 지원, 전공 관련 학회 및 세미나, 워크숍 지원, 현장학습, 인턴십 등 다양한 학생들의 활동도 경제적으로 적극 지원하고 있다.

장학금과 취업, 창업 및 대학원 진학도 학교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는데, 교수 면담이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게 자랑거리다. 수업 장소가 교수 연구실 바로 앞이라서 수업 끝나고 곧바로 면담을 할 수 있다고.

졸업 후 진출 분야는 매우 다양하다. 학부 졸업생들은 우선 제약회사, 화장품회사, 생명공학 관련 벤처기업, 시약회사에 다수가 진출하고 있다. 그 외 병원, 식품회사, 주류회사, 음료회사, 기기 장비회사, 동물약품회사, 농약회사, 비료회사 등에도 취업하고 있다.

전공을 확대해 의·치학 전문대학원, 약학대학 등으로도 일부 진출하고 있다. 대학원 진학률은 보통 20% 수준. 진학자의 50% 정도는 서울 소재의 대학원으로, 나머지 50%는 모교대학원에 진학하고 있다. 대학원 졸업자의 경우 취업률은 거의 99%다. 기업체 취업은 학부 졸업자와 유사하며 국공립연구소의 경우는 질병관리본부,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립독성연구원, 국립환경과학원,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국립식물검역원, 국립산림과학원, 국립농업과학원,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국립생물자원관, 국립축산과학원, 그리고 각도의 보건환경연구원과 농업과학기술원 등에 진출하고 있다.

“제약회사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싶다”는 박수정 씨(3학년)는 “우리 학과는 자연계인데도 취업률이 70% 수준이다. 특히 석사, 박사과정을 마친 연구원들은 없어서 못 뽑는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자랑했다.

어느 정도 성적이 돼야 이 학과에 합격할 수 있을까. 입학 정원은 50명(수시 정시 각 25명)인데 전형과 교과반영 비율, 평가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단순하게 합격선을 말하기는 어렵다. 참고로 2014학년도에 정시로 합격한 박수정 씨의 평균 등급은 3.5 정도였는데, 그 이후 매년 입학성적이 높아지고 있다. 수시는 학생부교과우수자 전형(17명)이 기본이고, 학생부종합전형(6명)과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2명)도 있다. 정시의 수능 과목 반영비율은 국어 20%, 영어 30%, 수학 30%, 과학 20%. B형 응시자는 20% 가산점을 준다. 2016학년도 합격자의 수능 백분위 평균점수는 75.79점이었다.

어떤 학생이 지원하면 좋을까. 생명현상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정신이 있어야 한다. 지구상의 미생물은 아직 1% 정도밖에 알려지지 않았다. 새로운 미생물을 찾아내고 그 생물학적 특성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신중하고 세심한 성격은 필수다. 인간의 생활은 물론 산업과 밀접히 관련된 미생물의 상상을 초월한 특성과 능력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창조적, 실용적 정신도 요구된다.

미생물이 다양하듯, 미생물학의 연구 분야는 매우 폭넓고 방대하다. 실제로 김 교수는 “나의 연구관심 분야는 다양하다. 압축하자면 환경-보건-식품-에너지 분야에 걸친 미생물생명공학이다”고 말했다. 김 교수의 연구 사례와 성과는 미생물학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첫째는 국가의 신규미생물자원 발굴 및 개발 연구다. 김 교수는 세계적 신종과 국내 미기록종을 찾아내, 국가 생물주권을 확립하고 산업적으로 유용한 생물자원을 확보하는데 일조해 왔다. 지금까지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많은 미생물을 발굴했고 국립생물자원관에 표본으로 보존하고 있다.

실내환경에서의 미생물 연구는 그가 역점을 둔 연구 분야 중 하나다. 우리는 하루 24시간 중 대부분을 실내공간(집, 학교, 직장, 차량 등)에서 보내고 있는데, 해를 주는 미생물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이에 따라 실내공기를 비롯해 실내환경에서 감염과 알레르기질환(아토피, 천식, 비염)을 일으키는 세균, 곰팡이균, 식품을 오염시키는 유해한 세균과 곰팡이 균 등의 오염을 측정하고 종을 밝히는 작업을 해왔다. 국내 최초로 17가지 다중이용시설의 공기에 대한 국내 미생물오염 및 종 분포 조사를 수행해 환경부 장관 표창도 받았다.

이 밖에 소나무에이즈로 불리는 소나무재선충병, 참나무에이즈로 불리는 참나무시듦병 등의 기작을 밝혀냈다. 최근에는 공기 중 미생물 제어를 평가하기 위한 공기청정기용 항균필터의 향균특성 평가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플라스마를 이용한 곰팡이 포자 살균기작, 전기장을 이용한 세균과 곰팡이의 살균기작 등을 밝히는 일을 산업체 공학팀과 함께 수행 중이다.

사람은 먹어야 살고, 좋은 환경에서 살아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난치성 질병을 퇴치하기 위한 신약과 친환경 에너지 개발은 인류의 숙제이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이 미생물과 관련돼 있다. 미생물에 대한 연구 및 이용에 인류의 생존이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천안=안영식 콘텐츠기획본부 전문기자(동아일보 대학세상 www.daese.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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