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100] 항만물류 인재 양성의 요람, 동명대 항만물류시스템학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8일 14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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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물류시스템학과 조규성교수가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항만크레인시뮬레이터 실습수업을 하고 있다´
´항만물류시스템학과 조규성교수가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항만크레인시뮬레이터 실습수업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수출입의 95% 이상을 해상 운송에 의존하고 있다. 항만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부산항은 컨테이너 처리기준 세계 6위, 환적화물 기준 세계 3위(1, 2위는 싱가포르항, 홍콩항)를 자랑하는 항만이다. 명실상부한 국내 항만·물류 산업의 중심이다.

동명대는 2006년 국내 최초로 항만·물류 분야의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항만물류시스템학과를 개설했다. 부산의 지역적 특성을 활용하려는 시도였다. 동명대는 부산의 각종 부두가 밀집해 있는 남구에 자리잡고 있어 산학 연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항만물류시스템학과는 단기간에 동명대를 대표하는 학과로 뛰어올랐다. 당연히 항만 물류 분야의 전문가를 꿈꾸는 학생들 사이에선 유망학과로 소문이 나 있다. 소문에 걸맞게 이 학과는 운송 보관 하역 포장 등 항만 물류 분야 전반의 이론과 실무를 교육하고 있다. 또 최첨단 자동화시스템의 계획과 운영 등 최신 기술 동향과 항만 물류 정책 등도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있다.

이기욱 교수는 “과거의 항만은 노동집약적이고 전근대적인 방식으로 매출을 올렸지만 최근에는 여러 기술이 집약된 첨단 분야로 성장하면서 정보화 자동화 기술 등에 대한 이해 없이는 적응할 수 없는 분야가 됐다”며 “첨단 항만 기술에 관심을 갖고 항만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융합형 인재를 기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과는 지역 특성화의 경쟁력을 인정받아 8년간 산학협력선도대학(LINC)에 선정됐다. 2014년에는 교육부로부터 지방대 특성화사업(CK-I)으로도 선정돼 5년간 총 60억 원을 지원받는다. 물류 기계 IT분야의 융·복합 연계교육과정과 직무중심 교육 덕분에 입학경쟁률도 높고, 취업률도 74.4%를 자랑한다.

교육과정은 크게 글로벌 영역, ICT융합 영역, 항만물류실무 영역으로 나뉜다. 글로벌 영역에서는 글로벌 리더십과 국제적 감각, 전공 어학 능력을 강화하는데 주력한다. 물류영어, 영어 및 제 2외국어 교육을 비롯해 기업의 선제적인 현지화를 도모하는데 필요한 글로컬창의프로젝트 등도 들어있다.

ICT도 항만 물류의 핵심 기술로 떠올랐다. ICT는 컴퓨터를 기반으로 정보와 정보 시스템을 제공하고 이용하는 기술을 뜻한다. 이 영역에서는 프로그래밍, 정보관리실습, 물류정보시스템구축, 창고관리시스템 실무 등의 교육을 통해 항만물류와 ICT의 융합 역량을 기른다.

항만물류 실무영역은 물류관리론, 화물운송론, 보관하역론, 국제물류론, 물류법규 등의 전공 기초과목에서부터 물류최적화론, 물류시스템 설계, 물류자동화시스템, 시뮬레이터 실습, 선화증권 실무 등 심화 과정에 이르기까지 두루 배운다. 서청원 씨(2년)는 “사실 고교시절 뚜렷한 목표를 세우지 못하고 성적에 맞춰 이 학과에 입학했기 때문에 미래가 막막했다. 하지만 공부를 하다보니 경영학, 경제학, 공학 등 여러 학문이 결합된 융합 수업이 많아 적성을 찾아가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습 환경도 뛰어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항만물류크레인 가상 시뮬레이터실’. 2011년 산학 협력으로 만든 이 시설은 현장에서 사용하는 시뮬레이터와 크기가 같아서 개발 당시 화제가 됐다. 전자태그(RFID) 실습실, 창고 관리 실습실 등도 최신 시설이다. 재학생의 80% 이상이 최소 4주에서 최대 3개월까지 국내 항만 관련 업체로 파견을 나가고 있는 학과의 특성상, 이런 실습 환경은 현장에서 배운 것을 몸에 익혀 자기 것으로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학생들은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싱가포르, 중국 등지의 업체에서도 공부할 수 있다. 매년 5명 이상이 학과의 전폭적 지원을 받아 이런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다. 배문환 씨(4년)는 “다른 대학의 유사 학과에 다니는 학생들은 해외 취업이나 해외 인턴십 등 다양한 해외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지만 비용 때문에 제대로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에 비하면 우리 학과는 환경이 좋다”고 말했다.

해외 물류시설 탐방 프로그램도 타 학과에 비해 많은 편. 학생들은 1학기에는 주로 싱가포르 항만 시설을 견학하고, 2학기에는 중국 상하이항을 탐방해 선진 해외 항만 기술을 익히고 있다. 지난해에는 스웨덴에도 다녀왔다. 4학년 김영준 손성현 씨 등 4명으로 구성된 ‘마루팀’은 7일간 스웨덴에서 ‘타 부두 환적 화물의 환적 시간 및 비용절감 방안’을 연구했다. 연구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스웨덴 세계해사대학교와 말뫼후스 박물관, 말뫼 항구, 코펜하겐 항구 등을 방문했다.

학생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비교과 교육과정도 활발하다. 주로 외국어 교육이 많다. 영어와 중국어는 각종 특강 프로그램을 운영 중. 관련 국가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도 다양하다. 물류관리사, 생산재고관리사(CPIM), 유통관리사, 관세사, 보세사, 구매자재관리사, ERP관리사, 정보처리기사 등의 자격 취득을 위한 교육을 지원하고 있고, 방학 기간에는 특별반도 운영한다. 취업 및 창업 동아리도 지원하고 있다.

2015년 8월 스웨덴을 방문한 ‘마루팀‘.  동명대 항만물류시스템학과 4학년 학생 4명으로 구성된 이 팀은 일주일 간 ’타 부두 환적 화물의 환적 시간 및 비용 절감 방안‘을 연구하기 위해 세계해사대학, 말뫼 항구, 코펜하겐 항구 등을 찾았다. 동명대제공
2015년 8월 스웨덴을 방문한 ‘마루팀‘. 동명대 항만물류시스템학과 4학년 학생 4명으로 구성된 이 팀은 일주일 간 ’타 부두 환적 화물의 환적 시간 및 비용 절감 방안‘을 연구하기 위해 세계해사대학, 말뫼 항구, 코펜하겐 항구 등을 찾았다. 동명대제공
다양한 장학제도도 강점이다. 입학수석장학금(4년간 수업료 면제), 단대장학금(1년간 수업료 면제), 수시성적 장학금(수업료 50% 면제), 동명장학금(입학금 면제), TU대회 수상장학금(입학금 및 1년간 수업료 면제), 특성화 우수학과 장학금(1~4년간 차등수업료 면제), 동명참인재 장학금 등 학생들이 받고 있는 교내외 장학금 수가 24개나 된다. 김진수 학과장은 “다양한 장학제도 말고도 지역특성화 대학(CK-I), 잘 가르치는 대학(ACE), 산학협력 선도대학 (LINC) 사업 등에 선정되면서 국가로부터 받는 지원금을 학생들을 지원하는데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졸업생들은 부산신항만, 대한통운컨테이너 터미널, 한국허치슨 터미널, 한진해운 등 200여 개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항만 컨테이너터미널, 항만물류 운영업체, 내륙운송업체, 복합운송업체, 물류창고업체, 물류자동화업체, 선사, 생산 및 자재관리 업체 등 항만과 관련된 모든 분야가 이 학과 졸업생들을 탐내고 있다. 그만큼 졸업생의 진로 폭이 넓은데 이는 학과의 큰 장점이다.

청년실업이 큰 사회 문제가 되고 있지만, 이 학과는 상대적으로 전망이 밝은 편이다. 전반적으로 관련 일자리가 꾸준히 늘고 있는데다 지리적 이점도 한몫하고 있다. 최근 부산시가 항만 물류 산업의 전략적 활성화를 추진하면서 관련 일자리가 늘어날 전망이다. 부산 신항과 배후 터에 물류업체가 속속 입주하면서 인프라 사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김 학과장은 “우리 학과는 21세기 동북아 중심항만을 선도할 항만물류분야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특성화학과이기 때문에 매년 우수한 학생들이 입학하고 있다”며 “최신 기자재를 활용한 실무교육을 통해 취업 후 바로 현장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강조했다.

2016학년도 입학생은 59명으로 수시에서 51명, 정시에서 8명을 뽑았다. 수시는 일반고(43명), 창의적인재(4명), 특성화고(2명), 고른기회(2명) 전형 등으로 선발했다. 2017학년도에는 60명을 모집한다. 일반고 전형이 한 명 늘었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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