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경제… ‘3% 성장’ 접는 정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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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수출 11%↓… 조선 빅3 수주 ‘0’… 美 “韓, 환율 관찰대상국” 하락 압박
유일호, 성장률 전망 2%대 하향 시사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시작한 한국 경제가 수출 부진과 원화 가치 절상(원-달러 환율 하락) 압력이라는 악재를 만나 적신호가 켜졌다. 하반기(7∼12월)에도 경제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정부는 다음 달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4월 한국 수출액은 410억 달러(약 46조7605억 원)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2% 줄었다. 수출액은 올 1월에 6년 5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인 ―19.0%를 기록한 뒤 2월(―13.0%), 3월(―8.1%) 들어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다 다시 두 자릿수 감소를 보인 것이다. 수출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치는 조선업에서 구조조정의 악영향은 커지고 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 3’는 단 한 척도 수주하지 못했다.

수출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발표한 ‘주요 교역 상대국의 환율정책 보고서’에서 한국을 관찰 대상국으로 분류했다. 미국 재무부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폭이 상당하고 대미(對美) 무역흑자도 현저하다”며 “원화 절상이 수출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을 낮추라는 공개적인 압박으로 해석된다. 최근의 경상수지 흑자는 한국산 제품이 잘 팔려서가 아니라 전체 수입액의 19.4%(2015년 기준)를 차지하는 석유 등 원자재 가격이 떨어진 데 따른 ‘불황형 흑자’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상황이 나빠지자 정부는 다음 달 발표하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현재 3.1%인 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낮출 뜻을 밝혔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할 때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할 필요가 있으면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 강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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