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승리를 부른 ‘3포워드 전략’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8월 4일 05시 45분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2일 중국전에서 실험적으로 가동한 ‘3F(FW·포워드) 기용’은 성공적이었다. 첫 골을 넣은 김승대(포항·위 왼쪽 사진)와 추가골의 주인공 이종호(전남·위 오른쪽 사진)는 각각 섀도 스트라이커, 왼쪽 윙어를 맡았지만 원톱 이정협(상주·아래 사진)과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사실상 3F로 그라운드를 지배했다. 사진|스포츠동아DB·대한축구협회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2일 중국전에서 실험적으로 가동한 ‘3F(FW·포워드) 기용’은 성공적이었다. 첫 골을 넣은 김승대(포항·위 왼쪽 사진)와 추가골의 주인공 이종호(전남·위 오른쪽 사진)는 각각 섀도 스트라이커, 왼쪽 윙어를 맡았지만 원톱 이정협(상주·아래 사진)과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사실상 3F로 그라운드를 지배했다. 사진|스포츠동아DB·대한축구협회
공격수 이정협·이종호·김승대 동시투입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중국수비진 흔들어

울리 슈틸리케(61·독일)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의 ‘3F(FW·포워드) 기용’이 1차 성공을 거뒀다.

슈틸리케 감독은 2일 중국 우한에서 열린 2015동아시안컵 1차전 중국과의 경기에서 색다른 실험을 했다. 소속팀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뛰는 3명(이정협·이종호·김승대)을 동시에 내세웠다. 이종호(23·전남)에게는 다소 생소한 왼쪽 측면 윙어를 맡겼다. 김승대(24·포항)는 섀도 스트라이커, 이정협(24·상주)은 1월 아시안컵 당시처럼 원톱으로 출전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김승대와 이종호가 나란히 골을 넣어 팀의 2-0 승리를 견인했다. 둘은 최전방 공격수 이정협과 수시로 위치를 바꿔가며 중국 수비라인을 흔들었다. A매치 경험이 부족해 경기 초반 경직됐던 김승대와 이종호는 전반 중반 이후 긴장감이 풀리면서 제 기량을 발휘해 A매치 데뷔전에서 골까지 신고했다. 이정협은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김승대, 이종호와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득점 찬스를 만드는데 공헌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대회 최종엔트리(23명)를 결정하며 측면 윙어 선택을 놓고 가장 많이 고민했다. 유럽과 중동에서 뛰는 선수들을 부를 수 없고, 어린 선수들 위주로 팀을 꾸리기로 결정해 측면 윙어에 새로운 얼굴이 필요했다. 그는 좌우 수비수 중 공격력이 좋은 선수를 전진 배치하는 방법과 소속팀에서 스트라이커로 뛰는 선수들을 측면 윙어로 변신시키는 방법 중 후자를 선택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엔트리 발표 당시 “팀에서는 스트라이커로 뛰지만 윙어로 출전해도 수비까지 해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승대, 이종호 등 최전방 요원들을 데려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승대와 이종호는 첫 경기부터 슈틸리케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공격 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감독이 원하는 바를 충실히 수행했다. 김승대와 이종호는 이정협, 이재성(23·전북)과 호흡을 맞춰 경기 내내 중국 수비라인을 강하게 압박했다. 체력과 스피드가 좋은 이들 4명이 쉴 새 없이 뛰어다녀 중국 수비수들은 전진 패스를 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덕분에 손쉽게 상대 공격을 차단할 수 있었던 한국은 상대 안방에서 경기 내용에서까지 완승을 거뒀다.

사실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은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이 카드가 실패했다면 대표팀의 계획 전체가 꼬일 수 있었다. 그러나 어린 선수들이 좋은 플레이를 펼쳐준 덕분에 슈틸리케 감독은 선택의 폭을 넓혀 남은 2경기를 대비할 수 있게 됐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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