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초교, ‘행복나눔 핸드볼 교실’서 짜릿한 핸드볼 경기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7일 15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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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이 내리 쬐는 맨땅에서 공을 주고받았다. 달리면 먼지가 올라왔지만 아이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사라지지 않았다. 던진 공이 골대로 빨려 들어가면 멋진 세리머니를 펼쳤고 공이 하늘로 솟아 골대를 크게 벗어나면 멋쩍게 웃었다.

2일 인천 남동구 구월초교 운동장에서 열린 국민생활체육회(국체회) 행복나눔스포츠 핸드볼교실. 1992년 바르셀로나(스페인) 올림픽 때 한국 여자 핸드볼 금메달의 주역으로 활약했던 황선희 교사(45)의 지도를 받으며 구월초교 4,5,6학년 학생 30여 명은 1시간이 넘게 기본 동작을 익히고 게임을 했다.

“왜 핸드볼을 운동장에서 하지”라는 의문을 품을 수 있지만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핸드볼 대회는 맨땅 운동장에서 열렸다. 장면호 국체회 전국핸드볼연합회 사무처장(59)은 “1980~1990년 대 초중고교를 다닌 사람이라면 운동장에 있는 핸드볼 경기장을 많이 봤을 것이다.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유치하면서 실내체육관으로 옮겨갔지만 핸드볼은 ‘운동장 경기’였다”고 말했다. 지금도 유럽에서는 운동장 핸드볼을 즐긴다. 황 교사는 “지난 달 크로아티아로 핸드볼 캠프 탐방을 다녀왔는데 대부분 체육관이 아닌 운동장에서 핸드볼을 즐기고 있었다. 맨땅이 아닌 인조잔디나 우레탄 등이 깔린 운동장이었지만 체육관에 국한된 스포츠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2010년 시작한 핸드볼교실은 학생들의 공부 스트레스를 날려주고 핸드볼의 효과를 홍보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처음 3개 학교에서 시작해 올해는 7개 학교에서 170명이 배우고 있다. 체육관이 아닌 운동장에서 하는 이유도 ‘홍보’ 때문이다. 황 교사는 “핸드볼을 체육관에서만 하다보니 학생들이나 교사들이나 볼 기회가 없다. 그래서 일부러 운동장에서 하도록 했다. 그러자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농구는 길거리에서 3대3 경기를 한다. 시멘트 위에도 농구대가 있다. 핸드볼도 그래야 관심을 갖는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이 핸드볼에 대한 거부감을 갖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공도 가볍고 부드럽게 개조해 사용하고 있다.

인천 부평 남초교에서 9년간 핸드볼을 지도했던 황 교사는 올해 구월초교에 부임해 5월 전국소년체전에서 구월초교를 여자부 우승으로 이끌었다. 구월초교에는 체육관이 없어 인근 만성중 체육관을 빌려 썼지만 대회가 없을 땐 운동장에서 훈련시켰다. 지금 하고 있는 핸드볼교실은 정원이 30명이었지만 실제로는 5~10명의 학생이 더 참여하고 있다.

황 교사는 “핸드볼은 빠른 판단에 따라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스포츠여서 학생들이 너무 좋아 한다”고 말했다. 구월초교 5학년 최나은 양은 “공으로 패스를 주고받은 뒤 골대에 넣는 게 너무 재밌다. 핸드볼을 하고 나면 공부 스트레스가 사라진다”며 웃었다. 5학년 황민성 군은 “맨손으로 공을 주고받아 글러브를 끼고 하는 야구와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달리며 패스를 받아 골을 넣을 때 너무 짜릿하다”고 말했다. 5월 시작할 때만해도 1시간의 훈련을 힘들어하던 학생들이 이젠 1시간 넘게 훈련해도 힘들어하지 않을 정도로 체력도 좋아졌다.

인천=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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