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아들 나흘 안에 죽어” 사기극에 1500만원 털린 60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8일 16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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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아들 나흘 안에 죽어"

지난달 17일 광진구 자양로 거리를 홀로 걷던 김모 씨(60·여)는 청천벽력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이 근처에 용한 점쟁이가 산다는 데 집이 어딘지 아냐"는 행인 A 씨(46·여)의 질문에 귀가 솔깃해 같이 점집을 찾던 차였다. 때마침 그 점쟁이 손녀인 B 씨(40·여)가 나타나 돈을 가져오면 액운을 피할 수 있다고 일러줬다. 김 씨는 천만다행이다 싶었다.

집으로 달려간 김 씨는 현금 1500만 원과 패물 300만 원 어치를 몽땅 가방에 챙겼다. 한 시간 만에 A와 B 씨를 다시 만나 B 씨의 가방에 현금을 넣고 "마지막으로 손을 씻어야 의식이 마무리된다"는 말에 길 옆 화단에서 생수로 손을 씻었다. 그 사이 A와 B는 김 씨 가방에 종이팩음료수를 채워넣었다. 이들은 "열흘동안 절대로 가방을 열어보면 안된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중국에서 사기를 공모한 뒤 관광비자로 건너와 중국어가 통하는 자국민에게서 금품을 빼앗은 혐의(특수절도)로 A와 B를 구속하고 중국으로 달아난 1명을 수배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들은 범행 직후 홍콩으로 건너갔다가 8월 중순 다시 입국해 덜미를 잡혔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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