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행위 혐의’ 김수창 제주지검장 사표 수리…경찰 “동영상 분석 중”

  • 동아닷컴
  • 입력 2014년 8월 18일 21시 46분


코멘트
사진=동아일보 DB
사진=동아일보 DB
김수창 제주지검장 사표 수리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김수창(52·사법연수원 19기) 제주지검장의 사표가 수리된 가운데, 경찰이 사건 현장 주변에서 확보한 동영상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제주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에 따르면, 경찰은 사건 현장 주변에 설치돼 있는 폐쇄회로(CC)TV와 차량 블랙박스 화면 등 7, 8개의 동영상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특히 차량 블랙박스에 찍힌 화면은 음란행위가 구체적으로 확인되고 행위자 식별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김수창 지검장인지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옷차림은 비슷해 보인다”며 “조만간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여고생 A 양(18)은 12일 밤 귀가하다 제주소방서 인근 김밥집 옆 공터에서 한 남성이 바지 지퍼를 내린 채 음란행위를 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A 양에 따르면, 이 남성은 대로변인 김밥집과 부근을 돌며 10분가량 음란행위를 시도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제주 동부경찰서 오라지구대 경찰관 2명은 김밥집 앞 테이블에 앉았던 남성이 순찰차가 다가가자 자리를 뜨면서 빠른 걸음으로 10여 m를 이동하는 것을 보고 도주하는 것으로 판단해 남성을 검거했다.

당시 순찰차 안에 타고 있던 A 양은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던 김수창 제주지검장을 보고 “어두워서 정확하진 않지만 (음란행위를 한 남성과) 차림새가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김수창 제주지검장은 베이지 바지, 녹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이에 대해 김수창 제주지검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산책을 마치고 관사로 돌아가기 직전 김밥집 야외 의자가 보여 잠깐 쉬기로 했다. (먼저) 의자에 앉아있던 남성이 바지춤을 올리는 것 같더니 자리를 떴는데, 내가 바로 그 자리에 앉은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경찰은 김수창 지검장의 손과 바지에서 정액검사를 했지만 검출되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김수창 제주지검장은 17일 오전 서울고검 기자실을 찾아 “하루 이틀 해명하면 억울함을 풀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검사장이라 그러면 난리가 날 것을 우려했다”면서 “차라리 신분을 밝힐 걸 그랬다는 후회가 든다”고 해명했다. 또 “검사장으로서 제 신분이 조금이라도 조사에 방해가 된다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 인사권자의 뜻에 따르겠다”며 “신속하고 철저한 진상 규명이 이뤄져 억울하게 실추된 저와 검찰의 명예가 회복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법무부는 18일 김수창 제주지검장이 사표를 제출함에 따라 이를 수리하고 면직 처분했다고 밝혔다. 김수창 지검장은 이날 차장검사에게 직무를 대리하도록 하고 제주지검에 출근하지 않았다.

법무부는 김수창 제주지검장의 사표 수리 결정에 대해 “비록 직무와 관련 없는 개인적인 일탈 의혹이라고 해도 관할 검사장에 대해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휘 업무를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 부적절하고, 수사과정에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김수창 제주지검장의 사표 수리와 면직이 이뤄져야 수사의 공정성과 신뢰성이 담보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김진태 검찰총장에게 이번 사건을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해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도록 지시했다.

김수창 제주지검장 사표 수리. 사진=동아일보 DB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