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 만루포… SK ‘KO’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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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2차전… 삼성 8:3 SK
장원삼 1실점… 삼성 2연승

정규시즌 우승팀 삼성은 사자처럼 강했다. 위기는 침착하게 넘겼고 기회는 먹잇감을 물듯 놓치지 않았다.

삼성이 25일 대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4선승제) 2차전에서 SK를 8-3으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 2차전을 잇달아 이긴 경우는 15번 있었고 그 팀이 우승한 것은 14차례(93.3%)나 된다. 2007년만 예외였는데 그 주인공은 SK였다. 당시 SK는 두산에 2연패한 뒤 4연승을 거두며 창단 후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SK 선발 마리오는 잘 던졌다. 2회까지는 그랬다. 삼진 3개를 솎아내며 삼성 타선을 완벽히 틀어막았다.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챙겼던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을 떠올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3회 조동찬과 진갑용에게 잇달아 안타를 맞으며 페이스를 잃었다. 삼성은 1사 2, 3루에서 배영섭이 가운데 담장을 원 바운드로 맞히는 결승 2타점 2루타를 때려 2-0으로 앞서갔다. 배영섭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도 0-0이던 6회 2사 만루에서 천금 같은 2타점 결승타를 터뜨려 2-1 승리를 이끌었다.

마리오는 계속 마운드를 지켰다. 패착이었다. 아직은 안심할 수 없는 리드였기에 삼성은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이승엽과 박석민이 잇달아 볼넷을 얻어 만든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등장한 최형우는 1스트라이크 2볼에서 마리오의 시속 124km짜리 체인지업을 강타했다. 타구는 120m를 날아 오른쪽 담장을 넘어갔고 경기도 완전히 삼성 쪽으로 넘어갔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만루홈런이 나온 것은 1982년 6차전의 OB(현 두산) 김유동, 2001년 4차전의 두산 김동주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만루홈런을 때린 팀은 그 경기를 이겼고, 한국시리즈 우승도 차지했다. 공교롭게도 이전 만루홈런의 피해자는 2차례 모두 삼성이었다. 1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최형우는 2차전 자신의 유일한 안타를 만루홈런으로 장식하며 이날 경기의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지난해 2차전에서 삼진을 10개나 잡아내며 5와 3분의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도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던 장원삼(사진)은 초반부터 화끈하게 터진 타선 덕분에 6이닝 2안타 1실점 7탈삼진을 기록하며 자신의 한국시리즈 첫 승을 신고했다. 배영섭은 2루타 2개로 3타점을 올리며 톱타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SK는 1회 2사 만루에서 믿었던 박정권이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기선 제압에 실패한 게 뼈아팠다.

삼성의 3연승이냐, SK의 ‘어게인 2007’이냐. 3차전은 하루를 쉰 뒤 27일 오후 2시 문학에서 열린다.
▼ 양 감독의 말 ▼

“장원삼 최고의 피칭”

▽삼성 류중일 감독
=안방에서 2연승해 기분 좋다. 장원삼이 홈런을 하나 맞았지만 최고의 피칭을 했다. 장원삼은 6차전 선발로도 예정돼 있어 투구수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불펜을 일찍 가동했다. 3회 배영섭의 2타점 2루타, 최형우의 만루홈런이 나와 경기가 쉽게 풀렸다. 3차전은 배영수, 4차전은 탈보트가 선발 투수다. 박석민은 타격감각이 무뎌 보이지만 계속 4번 타자로 중용하겠다.

“5회까지 1안타… 완패”

▽SK 이만수 감독
=완패 당했다. 타자들이 5회까지 안타를 1개밖에 못 치다 보니 경기가 잘 안 풀렸다. 1회초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게 아쉽다. 오늘 타순을 바꾼 것은 왼손 투수 장원삼에 대항하기 위해서였는데 잘 안됐다. 26일 오후 선수들과 미팅하면서 1, 2차전을 깨끗하게 잊고 새로운 기분으로 다시 시작하겠다. SK가 역전해야 야구팬들도 재미가 있을 것이다. 3차전 선발 투수는 26일 공개하겠다.

대구=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삼성#SK#한국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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