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국회의원의 일부 특권을 폐기·축소하는 국회 쇄신방안을 추진하자 민주통합당에선 “19대 국회 초반부터 개혁 이슈를 빼앗긴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우리가 17, 18대 국회에서 주장했던 것을 재탕한 것”이라는 떨떠름한 반응도 있었다.
민주당 황주홍 의원은 10일 “집권하려는 야당이 변화와 개혁을 추구해야 하는데, 오히려 여당에서 현 상황을 타파하려는 방안이 나오고 있다. 왜 민주당에서 먼저 그런 것을 내놓지 못했는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문병호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국민들은 매달 30만 원씩 30여 년 동안 국민연금에 납부해야 120만 원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의원 연금제도는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의 주장을 따라가는 한이 있더라도 개혁 이슈를 여당에 통째로 내줄 수는 없다는 인식인 셈이다.
당내에서는 새누리당의 쇄신안은 헌법 개정 등이 필요해 현실성이 떨어지는 만큼 여당의 이슈에 말려들 필요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누리당이 의원 특권을 제한하겠다는 것은 헌법 개정 사안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국민을 현혹하기 위해 벌이는 ‘특권쇼’”라며 “쇄신안이 아니라 우리가 제기했던 사안의 리바이벌”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새누리당의 국회 쇄신안에 대해 ‘꼼수’, ‘흘러간 노래’, ‘국민 우롱행위’ 등 격한 표현을 쓰며 평가 절하했다. 하지만 그는 여당이 의원의 특권 폐지를 주장하는 마당에 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현실적 상황을 의식한 듯 “큰 원칙은 동의한다. 그 어떤 사안이라도 합리적인 방안이 있다면 함께 논의할 수 있다”고 한발 물러서기도 했다.
당 안팎에선 새누리당이 개원협상 부진에 대한 책임을 민주당에 전가하려는 전략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9일 전당대회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실현 가능한 것을 해야 한다.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의원 불체포 특권 폐지는 헌법 개정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완전국민경선제는 얼마나 좋은 개혁안인데 (새누리당과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오픈프라이머리 문제에 왜 묵묵부답인가”라며 역공세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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