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이영수]국군 전사자 유해 끝까지 발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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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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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수 한국보훈학회 부회장
이영수 한국보훈학회 부회장
최근 가슴을 적시는 몇 건의 뭉클한 뉴스가 눈에 띈다. 5월 18일과 26일자 동아일보 A1면에 게재된 사진과 기사를 접하는 순간의 느낌이 그랬다.

“美(미국을 지칭) 무공훈장엔 소멸 시효가 없다.” 참으로 감동적인 문구였다. 42년이 흘렀지만 국가는 조국을 위해 몸 바친 젊은이를 잊지 않았다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전우를 구하다 숨진 병사(당시 22세)의 부인을 찾아 위로와 격려를 표하는 사진도 실렸다. 진심 어린 대통령의 표정과 병사 부인의 감격스러운 표정에서 한 국가의 애국혼을 엿보게 된다.

DMZ에 3만∼4만명 묻혀있어

이뿐만이 아니다. 62년 만에 북한 땅에서 발굴한 6·25전쟁 국군 유해 12구를 사상 처음으로 국내로 봉환하며 “62년 만에 모십니다. 너무 늦어서 죄송합니다”라는 엄숙한 내용의 기사 또한 감격 이상의 것을 전해 줬다. 젊은 청춘, 목숨 바쳐 지켜낸 조국의 품으로 돌아온 말 없는 영웅들의 그 고귀한 애국혼 앞에 우리 국민의 마음이 어찌 숙연해지지 않겠는가.

대통령이 국민을 대표해 서울공항에 나가 전장에서 목숨 바친 영웅들을 거수경례로 맞이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 국민들의 마음 또한 숙연해지고, 국가란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게 하는 계기가 됐다. 6·25전쟁으로 조국이 위란(危亂)에 처했을 때 젊은 나이에 목숨으로 나라를 지켜낸 혼령들은 마땅히 환영받아야 할 우리들의 영웅인 것이다.

6월은 보훈의 달이다. 우리나라가 오늘날 선진대열에 서기까지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쳐 장엄하게 순직한 국군 장병과 선열들, 그리고 국가유공자들의 고귀한 희생을 깊이 되새기는 계기가 돼야 한다.

작금에 종북 좌파세력이 정치와 사회 곳곳에서 보여주는 행태를 지켜보노라면 안타까움을 넘어 국가 안보와 국민 통합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하지만 우리 현실은 그렇지 않아 안타까움만 더해 간다.

대한민국이 진정한 선진국 대열에 들어가려면 보훈정책의 선진화가 따라야 한다. 보훈예산의 증가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국가유공자를 존경하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 나아가 대한민국의 공산화를 막고 자유와 평화 수호를 위해 고귀한 목숨을 바친 유엔 참전국 영웅들의 고마움도 되새겨보는 보훈의 달이 되기를 기대한다.

“형님은 집을 지키세요, 저는 나라를 지키겠습니다.” 6·25전쟁 당시 한 병사가 남겼다는, 그 시절 애국심 가득 담긴 각오와 피 끓는 절규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가슴에서도 요동치기를 기대해 본다.

경제 걸맞게 보훈정책도 선진화를

정말로 늦기는 했지만 이제라도 북녘 땅과 비무장지대(DMZ)에서 나라를 지키다 산화해 잠들어 있는 국군 전사자 3만∼4만 명의 유해 발굴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국방부가 파악하고 있는 6·25전쟁 당시 전사자와 실종자는 무려 13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제 우리도 미국 정부처럼 실종된 전사자들의 유해 발굴 작업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나라를 위해 희생한 장병들의 유해를 끝까지 찾아준다는 신념을 국민에게 심어줘 애국혼과 조국애로 국격(國格)을 높이는 국민 통합을 이루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국가 안보와 국민 통합을 가져오는 근본적인 동력이자 효율 높은 사회적 자본은 바로 국가에 대한 보훈이다. 우리나라의 국격을 높이기 위해 전담부서까지 설치해 운영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평가에 부응해야 할 국내 상황은 황량함마저 느끼게 한다. 국가를 위해 몸을 바친 국민을 최상의 예우로 보훈하는 나라의 격조를 언제쯤이나 기대할 수 있을까.

이영수 한국보훈학회 부회장
#국군 전사자#안보#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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