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모니터링 조건 남측 인도지원 거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12일 07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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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교류 잇단 제한…대남사업에 부정적 추정

최근 남북간 민간교류조차 제한하는 북한이 올해 분배감시(모니터링)를 조건으로 하는 우리 민간단체의 인도적 지원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달 말 남한 불교계와 사전합의한 개성 접촉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3·1절 남북공동행사 개최를 위한 실무접촉도 하루 전날 갑작스레 거부한 바 있어 이번 방침이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최근 북한 측과 접촉한 대북지원단체 관계자는 12일 "북측 관계자가 순수한 인도적 지원만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북측 관계자가 '순수한'이라는 표현을 매우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북측 관계자의 말은 순수하지 않은 인도적 지원, 즉 조건이 있는 것은 받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여기에서 조건은 분배감시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단체 간부는 "북한이 올해 분배감시라는 꼬리표가 붙은 남측 민간의 지원은 받아들이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간부는 북한이 지난해 대남사업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토대로 이런 방침을 정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북한이 내부적으로 '남측에 얻은 것도 없이 잔뜩 보여주기만 했다' '남측 당국의 요구만 들어주며 끌려다녔다'고 평가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분배감시가 전제된 인도적 지원만 승인하고 있어 북한이 이 같은 방침을 고수할 경우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으로 멈춘 민간 부문의 대북지원은 재개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당국자는 "국제기구와 국제사회도 분배투명성이 보장되는 조건에서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하고 있다"며 "민간단체의 인도적 지원이 북한의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분배투명성이 보장돼야만 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2010년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대북 물자반출을 전면 보류했다가 작년 3월 말부터 분배감시를 전제한 인도적 지원물자만 반출을 승인하고있다.

지난해 우리 민간단체는 131억원 상당의 밀가루와 두유, 말라리아 방역용품 등을 북한에 보냈고, 정부는 유엔아동기금(UNICEF)을 통해 영유아용 의약품 65억원을 지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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