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메이저 트로피 없지만…” 2인자 도널드 그린 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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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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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챔피언십 연장서 1위 웨스트우드 꺾고 우승
첫 세계랭킹 1위에… “나 자신이 매우 자랑스럽다”

꿩 먹고 알도 먹었다. 트로피를 안은 그는 손가락으로 ‘1’자를 만들어 보이며 활짝 웃었다. 우승과 세계 1위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잉글랜드의 루크 도널드(34)였다.

도널드는 30일 영국 서리의 웬트워스GC(파71)에서 끝난 유럽골프투어 BMW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1타를 줄여 합계 6언더파로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와 동타를 이뤘다. 세계 2위였던 도널드는 세계 1위였던 웨스트우드보다 이 대회에서 한 순위만 높으면 생애 처음으로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도널드는 18번홀(파5)에서 열린 연장전에서 3번째 샷을 핀 1.5m에 붙인 반면 웨스트우드는 93야드를 남기고 한 3번째 샷이 백스핀이 심하게 걸리면서 그린 옆 워터해저드에 빠졌다. 도널드는 버디를 낚아 더블보기를 한 웨스트우드를 제쳤다.

올 시즌 도널드는 최고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미국 무대를 꺼리는 일부 유럽 출신 스타들과 달리 PGA투어와 유럽투어를 번갈아 뛰면서 두 군데 모두 상금 랭킹 1위(PGA투어 334만4867달러, 유럽투어 258만1495유로)에 올랐다.

PGA투어에서는 첫 대회였던 노던 트러스트오픈에서 예선 탈락한 뒤 7개 대회에서 모두 톱10에 들었다. 유럽투어에선 6개 대회에서 2개의 우승컵을 차지하는 등 톱10 진입 확률 100%였다. 세계 1위 등극을 눈앞에 두고 3차례 찾아온 기회를 날린 그가 마침내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타이거 우즈의 아성이 무너진 뒤 세계 1위 자리는 6개월 동안 4번이나 바뀌는 혼전이 계속되고 있다. 맹렬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도널드가 왕좌를 얼마나 지킬 수 있을지 흥미로워졌다. 도널드는 “이 순간이 매우 특별하고 자랑스럽다. 고된 훈련의 대가였다. 웨스트우드나 마르틴 카이머 같은 추격자가 있기에 방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도널드는 1986년 세계 랭킹 제도 도입 후 15번째로 세계 1위가 됐다. 역대 1위 가운데 메이저 타이틀이 없는 경우는 데이비드 듀발, 프레드 커플스에 이어 3번째다. 2월 첫딸을 얻어 더욱 성숙해졌다는 도널드가 여전히 배고픈 이유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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