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김희상]통일 논의 서둘러 北압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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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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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예비역 육군 중장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예비역 육군 중장
최근 경색된 남북관계를 우려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남북관계란 억지로 풀려고 해서 될 일이 아니고 그럴 때도 아니다. 북한 대남정책의 기본 틀에 전혀 변함이 없는데 그런 노력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특히 지금은 우리가 ‘화해’라는 명분으로 북한의 도발에 ‘보상’을 하고 결과적으로 ‘침략을 도와왔던 비(非)전략적 대북정책’의 관행을 끊어 왜곡된 남북관계를 바로잡아 나가는 과정에 있다.

北체제위기에 모험적 도발 가능성

이런 때 내실 없는 화해나 구걸해 실패를 자초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더욱이 우리가 설령 화해를 구걸한다고 해도, 예컨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 사태에는 눈을 감고 식량과 에너지를 퍼준다고 해도 북한이 도발을 항구적으로 포기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대남정책의 기본 틀이 바뀌고 김정일 체제의 생존방식이 변하지 않는 한 시기는 다소 달라질지 몰라도 조만간 도발이 계속될 것은 확실하다. 우리의 무기력한 대처로 교만이 한껏 높아지고 핵과 군사도발, 간접침략 등 대남 도발 역량은 강화된 반면 정치적으로 체제 유지의 한계 상황에 몰려 있는 북한의 현실을 생각하면 이제는 북한이 체제의 운명을 걸고 건곤일척의 일대 모험적 도발들을 이어가려 들지도 모른다. 전쟁행위나 다름없는 연평도 포격은 북한이 이미 그런 단계에 들어서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 그런 도발이 계속돼도 우리 사회는 잘 버텨낼 수 있을 것인가. 경제가 흔들리고 패배주의적 공황에 빠져 자칫 미래를 잃게 되지는 않을까.

결국 지금은 헛된 관계 개선에 매달릴 때가 아니라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한 대비를 서두를 때다. 우선 국가의 총체적 역량을 효율적으로 결집하고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의 정비, 다양한 도발에 대비한 전력의 확충, 유사시 국민 행동요령 같은 사회적 대비 체제 그리고 어떠한 도발에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국민적 용기의 제고 같은 국가적 대비 태세부터 튼튼하게 재정비해야 할 것이다. 추가 도발은 철저한 응징이 뒤따를 것임을 명확히 인식시켜 북한이 감히 도발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국가적 결단을 보여준 ‘아덴 만 여명작전’이나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한 한미연합훈련 같은 것도 의미가 있다.

그러나 공격이 최선의 방어이듯 가장 효과적 방법은 우리가 자유통일을 적극적으로 서두르는 것일 수 있다. 과거에도 대북 ‘공작(工作)’으로 적극적 억제를 추구한 적이 있다. 이제 자유통일이라는 한 단계 높은 차원에서 다양하게 접근하면 한반도의 긴장은 다소 높아질지 몰라도, 그것이 북한을 통제해 한반도의 ‘소극적 평화’를 보장하고 자유통일의 미래를 열어나가는 데는 유리할 수 있다.

한국의 미래 이끌 마지막 기회

한국은 경제와 안보 등 모든 차원에서 북한에 비할 수 없는 번영을 누리고 있지만 그런 우위가 지속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미국의 쇠퇴와 중국의 도약으로 특징지어지는 세계사의 흐름, 가변적일 수밖에 없는 한미동맹과 중국의 팽창주의적 야심이 뒷받침된 북-중 관계, 그리고 흔들리는 우리 국민의 안보의지 같은 것들을 생각하면 두려움이 생긴다. 한국의 미래를 우리가 이끌어 갈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는 것 아닌가.

이래저래 지금은 북한 못지않게 우리도 미래를 내다보는 국가적 결단이 필요한 때요, 그 성패가 향후 100년 한반도의 미래 운명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아들딸들이 변함없이 자유로운 삶을 살려면 이 시점 자유통일을 위한 전략적 노력은 싫든 좋든 우리의 시대적 사명일 수 있다.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예비역 육군 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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