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사이언스]음질 개선 新MP3 플레이어 원리는?

  • 입력 2008년 11월 21일 02시 57분


MP3 파일 음악의 손상된 주파수를 복원하는 삼성전자 ‘옙 Q1’. 사진 제공 삼성전자
MP3 파일 음악의 손상된 주파수를 복원하는 삼성전자 ‘옙 Q1’. 사진 제공 삼성전자
【Q】 음질 개선 新MP3 플레이어 원리는?

CD보다 음질이 떨어지는 문제점을 개선한 새로운 MP3 플레이어가 나왔다고 합니다. 풍부하고 깨끗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데 원리가 궁금해요.

【A】 파일화 과정서 뭉개지는 고음 되살려

요즘 나오는 MP3 플레이어는 수천 곡을 너끈히 담을 수 있습니다. 저장 장치의 성능이 좋아지기도 했지만 MP3 파일의 크기가 작은 게 기본적인 이유이지요. 문제는 원본 음악이 MP3 파일로 바뀌면 음질열화(音質劣化), 즉 소리가 뭉개지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사실입니다.

디지털로 바뀌어 CD에 담긴 음악 1초는 보통 1411개의 조각으로 구성됩니다. 이 조각 하나를 비트(bit)라고 하지요. 비트가 많을수록 음질은 좋아집니다.

MP3 파일은 비트 수를 10분의 1 수준으로 끌어 내립니다. 악기 소리는 기본음과 기본음을 둘러싼 ‘배음(harmonics)’으로 구성되는데, 고음역에 속한 배음 일부를 잘라내는 방법을 통해서죠. 이 과정에서 음질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기본음과 배음을 모두 갖춰 덩치가 큰 원본 음악이 ‘만찬’이라면 사람 귀에 잘 들리지 않는 고음역 배음을 잘라낸 MP3 파일 음악은 ‘도시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국내에서 선보인 MP3 플레이어에는 비트 수는 종전과 같으면서도 고음역 배음을 되살리는 기능이 실렸습니다. 만찬만큼 화려한 먹을거리가 있는 도시락인 셈이죠.

원리는 이렇습니다. 소리는 ‘주파수’라는 동력이 있어야 발산됩니다. 이 주파수는 저음에서 고음까지 언덕이나 비탈 등 일정한 유형을 그리며 움직이는 특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높은 배음을 잘라내면서 사라진 주파수도 비교적 낮은 배음의 주파수 유형을 분석하면 원래 형태와 가깝게 복원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 과정에는 다양한 수학적 방법이 동원됩니다.

하지만 기본 원리는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져 생긴 물결이 얼마만큼의 높낮이로 퍼질지 짐작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바이올린, 오보에, 전자기타의 주파수를 일일이 입력하지 않아도 남아 있는 주파수의 유형만 분석하면 높은 음을 되살릴 수 있는 건 이 때문입니다.

(도움말=삼성전자 MP3사업팀 최철민 책임연구원)

이정호 동아사이언스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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