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며 책읽으며]야후코리아 염진섭 사장

  • 입력 1999년 3월 25일 19시 27분


최근 1백억원대 연봉으로 화제를 낳았던 ‘야후코리아’의 염진섭사장(46). 최첨단 인터넷 정보서비스업체 사장이지만 한 달에 20권 이상 ‘종이책’을 읽는 독서광이다.

“인터넷 정보제공업이 단순히 정보와 서비스를 빠르게 전달하는 것만 중요하게 여긴다고 생각하진 마세요. 미래에 대한 비전과 철학이 있어야 한 차원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는 한 달에 두 세 번 서점에 들른다. 문학 역사 자연과학 경영 경제 등 닥치는 대로 읽는 스타일. 보통 6,7권의 책을 동시에 읽는다. 그래서 사무실과 집의 책상, 화장실에는 항상 다른 종류의 책들이 놓여 있다.

가장 관심있는 분야는 ‘문명’. 인터넷 자체가 문명을 뒤바꿔 놓을 ‘혁명적’ 도구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대공황의 습격’(모색)과 ‘문명의 붕괴’(대원사)를 감명깊게 읽고 있다고 소개.

앞으로 닥칠지도 모를 세계 대공황과 그 대책을 짚어보는 ‘대공황의 습격’(송희식 지음)은 염사장이 최근 강연에서 가장 많이 인용하는 책. 산업사회의 종말과 디지털 경제로의 이행 시기에 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세계적인 고고학자 죠지프 A 테인터의 ‘문명의 붕괴’는 서로마제국 이집트 마야문명 등 고대문명의 붕괴 원인을 고고학적 자료를 근거로 밝힌 책. 복잡하게 발달한 문명은 유지비용의 과다지출로 ‘한계수익’에 이르기 때문에 영원할 수 없었다는 메시지를 들려준다.

염사장은 “자본주의 산업문명의 몰락과 새로운 인터넷 문명시대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설명.

경영학석사 학위(MBA) 소지자도 아니고 해외유학파도 아니지만 정보의 포인트를 잡아내 비즈니스에 연결시키는 능력은 탁월하다. “깊이 있고 다양한 독서가 그 비결입니다.”

▽약력

△경북사대부고, 서울대 영문학과 졸 △럭키금성상사 컴퓨터 수출과장 △삼보컴퓨터 미국현지법인, 유럽총괄법인 사장 △소프트뱅크코리아 총괄 전무이사 △야후코리아 사장

〈전승훈기자〉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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