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대중문화 동반시대 5]부산 애니메이션영화제

  • 입력 1999년 1월 14일 19시 10분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한 빗장은 아직 풀리지 않았지만 열기는 이미 상륙했다.

현재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 판타스틱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도 매진사례로 최고의 인기를 누린 영화들은 단연 일본 애니메이션들.

9일 오후 열린 ‘너구리대작전 폼포코’상영회에서는 유례없이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무엇이 관객들을 열광케한 것일까. 일본 애니메이션을 극장에서 본 것은 처음이라는 고교1년생 이준영양(16)의 촌평.

“너구리가 너무 귀엽고 그림을 정말 공들여 그린 테가 나요. 재미도 있지만 마지막엔 찡했어요. 한번 생각해볼만한 소재인 것같아요.”

처음 접한 관객의 눈에도 일본 애니메이션의 독창적인 캐릭터와 정밀한 묘사, 짜임새있는 줄거리는 이처럼 두드러진다.

영화제에 참가한 ‘공각기동대’의 오시이 마모루(押井 守·48)감독은 일본 애니메이션 발전에 큰 역할을 한 견인차로 TV를 꼽았다.

“TV의 만화 방영시간이 늘어나 싸게, 많이 만들어야 했는데 그 덕에 연출력의 발전이 가능했다. 매니아들이 일본 애니메이션 발전에 영향을 끼쳤다고 하지만 나는 매니아들을 의식해 영화를 만든 적이 한번도 없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문제를 말할 때마다 거론되는 것은 선정, 폭력성으로 인한 저질시비다. 그에 대한 오시이 감독의 생각.

“인간이 만든 문화중 95%는 쓰레기이고 멋진 것은 나머지 5%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5%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쓰레기같은 95%도 필요하다. 관객들이 외면하면 별 도리 없는 것 아닌가.”

〈부산〓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