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인터넷 만화 덕에 '표현 영역 확대-공짜 인식 확산'

  • 입력 2004년 2월 23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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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 블루스'
'마린 블루스'
웹툰(인터넷에서 연재되는 카툰 형식의 짧은 만화)이 한국 만화의 미래인가?

월간 ‘우리만화’(발행 우리만화연대) 최근호는 특집 ‘웹툰의 힘? 웹툰의 발견!’에서 “웹툰을 통해 인터넷에서 만화를 쉽게 그리고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만화는 가볍고 저급하며 공짜’라는 인식이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경계했다.

웹툰은 2000년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면서 잡지에 게재되어온 주류만화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소소한 일상에 대한 감성과 간단한 에피소드 등으로 만화 독자의 관심을 끌었던 것.

'파페포포 메모리즈'

특히 웬툰으로 상품가치를 인정받은 ‘파페포포 메모리즈’(심승현)는 오프라인 시장에서 1, 2권 합쳐 160만부가 나갈 만큼 베스트셀러가 됐으며 ‘마린 블루스’(정철연)도 ‘2003 대한민국 만화대상’을 받았다. 이 웹툰 책들은 대여가 아니라 ‘판매용’ 만화를 정착시키는 데 기여했다.

웹툰의 장점은 작가들이 주류 잡지의 등단 절차나 문하생 수업을 거치지 않아 소재와 표현방식이 다양하다는 점.

인터넷에서 동영상을 사용하는 등 새로운 창작 방식도 기존 만화와 차별화된다.

그러나 이에 대해 ‘스노우 캣’(권윤주) ‘마린 블루스’ 등 일부 작품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웹툰이 현실문제를 얄팍한 감성으로 덮어버리려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실에 대해 공격적 유머를 펼치던 언더그라운드 작가가 웹툰의 인기에 편승하려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만화평론가 이명석씨는 ‘우리만화’에 기고한 글에서 “웹툰의 장점은 인정하지만 아마추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그림과 안이한 내용 때문에 ‘만화는 쉬운 것’이라는 인식을 재생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만화웹진 ‘화끈’(www.hottoon.biz)에서 활동하는 이진형씨도 “온라인 작가의 대부분이 인터넷을 오프라인 진출의 수단 정도로 여긴다”며 “책을 낸 뒤 온라인 활동에 소홀해지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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