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이승엽, 국가정책(?)이 만들어낸 국민적 스타

  • 입력 2000년 7월 19일 14시 22분


'라이언 킹' 이승엽(24.삼성)은 국가가 만든 스타다.

지난 94년 경북고 3년인 이승엽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삼성과 고려대 등은 총력전을 펼치고 있었다.

프로인 삼성은 1학년때부터 10년을 보장할 스타감으로 지목한 상태였고 대학측에선 투수와 타자로 뛰는 그만 가세하면 전력이 몇배가 강해질게 뻔해 무조건 영입해야만 하는 처지였다.

삼성은 돈으로, 대학측은 사회생활에서의 명문대 졸업생의 프리미엄을 무기로 집요한 설득을 했었다.

당초 이승엽의 부모는 학력사회라는 냉엄한 현실과 「아들을 돈에 판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대학측으로 마음을 결정했었다.

하지만 수능시험 직전에 마음이 흔들렸다.

보통 프로선수를 할수 있는 기간은 스무살에서 서른까지 10년 남짓.

그런데 대학을 졸업하면 24세가 되고 군대까지 갔다오면 3년이 또 지나 프로생활은 3~4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 점을 계산한 것.

그렇기에 아들을 프로선수로 키우려면 고교 졸업과 동시에 입단시켜야 한다는 게 결론.

그러나 한국은 여전히 학력사회가 아닌가.

이런 고민을 해결시킨게 국가였다.

당시 교육부는 운동선수들의 정상교육을 유도하기 위해 특기생도 수능시험 40점 이상이어야만 대학에 진학할수 있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수능시험 결과 그의 점수는 30점대였다.

선택의 여지없이 삼성행.

뒷날 밝혀졌지만 스카우트 파동의 중심에 서있던 이승엽이 삼성을 가기위해 일부러 40점 미만을 맞았던 것이다.

아시아 최고의 홈런타자인 이승엽은 국가의 교육제도가 만들어낸 셈이다. 우리의 교육부도 가끔은 칭찬해줄 필요가 있겠다.

< Cyber Reporter entersport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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