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 경기장]<6>전주

  • 입력 2002년 5월 12일 17시 08분



전주만큼 전통과 현대가 함께 행복하게 공존하는 도시는 없다. 전주는 사람의 얼굴을 가진 도시다. 푸른 산과 들을 따라 전주에 들어서면,월드컵이 개최되는 20개의 경기장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소문이 난 전주 월드컵 경기장이 그 위용을 자랑한다. 넓은 들판 가운데 자리 잡은 전주 월드컵 경기장의 지붕은 전주의 특산품인 합죽선을 형상화하였고, 4개의 우람한 기둥은 세계로 뻗어나기는 전주의 기상과 평화를 기원했다.

지붕과 기둥을 연결하는 12줄은 우리의 전통적인 가야금을 형상화함으로써 전통과 현대의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어냈다.

▼비빔밥 등 고유의 맛 풍성

군산 비행장으로 직통 연결되는 전주 IC에 들어서면 이 경기장과 처음 만나게 되는데, 그 웅장한 경기장을 보는 순간, 전통과 현대가 만난 그 역동적인 건축미에 압도되고 전율하리라.

자, 가자! 전주로! 한일 월드컵 사상 가장 빅게임을 보러 전주로 가자! 6월7일 첫 경기는 유럽 축구의 메카인 ‘스페인’ 대 남미 축구 빅 3중의 한 팀인 ‘파라과이’의 대결로 이 경기는 세계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 넣을 것이다.

6월10일 둘째 경기는 축구강호의 영광을 재현할 ‘포르투갈’ 대 축구의 전설이 살아 있다고 큰소리 치는 ‘폴란드’의 물러 설 수 없는 한판 승부로 세계의 시선이 모두 전주로 집중될 것이다.

6월 17일! 이제 전주는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세계 축구의 중심으로 우뚝 설 수 있는 날을 맞는다.

한국은 포루투갈, 폴란드, 미국 등 다소 강팀들과 조 편성이 되어 있지만 홈구장의 이점을 최대한 살린다면 D조 2위로 예선을 통과 할 것으로 보고, G조 1위가 예상되는 이탈리아와 16강 전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크다. 전주에서 대한민국 축구가 세계로 우뚝 솟아오르는 승리의 함성이 울려 퍼지길 기대한다.

전주, 전주는 매력적인 도시이다. 산이 시작되고 들이 시작되는 곳, 1시간만 달려가면 풍요로운 들녘과 강을 만날 수 있는 전주! 그 푸른 들판 끝에 드러나는 서해, 그리고 치달리는 푸른 산줄기 아래 고즈넉한 산사의 풍경 소리가 나그네의 발걸음을 잡는 곳, 그 산자락 끝에 자리 잡은 인심 후한 사람들의 마을이 있다.

산과 강과 들과 바다가, 그리고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곳,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진 전주! 전주에 와 보면 잊지 못할 추억을 간직하리라.

전주, 그곳에 가면, 대한민국의 멋을 느낄 수 있는 국내 최대규모의 교동과 풍남동 일대의 800여체의 한옥 보존 지구 내에 있는 ‘전주 한옥체험관’ ‘전주전통박물관’ ‘전주공예품전시관’ ‘전통문화센타’ ‘전주명품관’ ‘민속장터’등에서 가장 한국적인 전통문화를 체험 할 수 있다.

어디 그 뿐인가. 전주에 가면 세계 유일의 동정부부가 순교한 치명자산 카톨릭 성지가 있고, 전동 성당이나 숲정이 성지, 그리고 천호성지등이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숙연하게 다스려 주는 곳들이 많다.

전주 경기일정
날짜대진국비고FIFA랭킹
6.7 18:00스페인:파라과이B조예선7위:14위
6.10 20:30포르투갈:폴란드D조예선4위:33위
6.17 15:30D조2위:G조1위16강전

자, 가자! 전주로! 한적한 전통의 거리, 어느 작은 기와 집 흙 마당으로 따사로운 불빛이 세어 나오는 곳에 사람들이 차를 마시고 술잔을 기울이면, 어디선가 들려오는 판소리가락이 사람의 애간장을 녹이리라.

▼카톨릭 순교성지도 많아

낭만과 격조 있는 삶의 기품이 서린 전주, 그 전주가 인류 최대의 축제인 월드컵, 그 날을 숨죽이며 기다리고 있다.

전주는 월드컵 기간 편리한 교통시설, 그리고 다양한 생활 체험을 할 수 있는 숙박 시설이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으며, 전주만이 맛볼 수 있는 크고 작은 축제들이 준비되고 있다.

오라! 전주로. 가자! 전주로! 그 곳에 가면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따뜻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세계가 살아 숨쉬고 있다. 세계 최대의 축제가 있다.

김용택/시인·전북 임실 덕치초등학교 교사

◇기와집 800여채 옹기종기 교동 한옥촌 전통미 물씬

전주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로 비빔밥과 판소리,그리고 기와집이 꼽힌다.

전주시 교동과 풍남동 일대 전통문화지역은 800여채의 기와집이 이마를 맞대고 밀집된 곳으로 흘러간 시절을 그린 영화의 촬영장소로 자주 이용되는 곳이다.

전주시 교동 일대 한옥 800여채가 모여있는 전통문화지역.사진제공 전주시

물론 흙으로 벽을 쌓고 구들장을 놓은 전통 한옥과는 차이가 있지만 건축학자들은 이 일대가 한옥이 그 시대 사람들의 필요에 맞춰 어떻게 개량되어 왔는지를 보여 주는 ‘살아있는 한옥 박물관’이라고 부른다.

교동 한옥밀집촌이 월드컵을 앞두고 전주를 상징하는 명소로 다시 태어난다.

월드컵 이전까지 전통문화센터와 한옥생활체험관,전통술박물관,공예품전시관,전주명품관 등이 새로 문을 여는 것.

교동 전주천변에 문을 여는 전통문화센터는 판소리등 국악 상설 공연장과 전통음식관,전통혼례식장이 들어서 관광객들이 전주비빔밥을 먹으며 판소리를 감상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한옥생활체험관은 전통양식으로 지어진 한옥에서 잠을 자고 음식을 먹으며 민속놀이 등 전통생활을 직접 체험하는 공간.

전통술박물관에서는 전북지역의 가양주 50여가지를 맛보고 담그는 법을 배울 수 있다.

공예품전시관은 합죽선 한지 등 전주의 전통공예품을 구경하고 직접 만들어 볼뿐 아니라 장인들의 작품을 판매도 한다.

이밖에 효자동 국립전주박물관 옆에는 전주지역 근현대 민족운동사를 보여 주는 전주역사박물관이 이달말경 문을 연다.

전주〓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외국어 안내판 더 많았으면…”…스페인출신 객원교수 시몬씨

“비빔밥등 전주음식은 스페인 관광객도 만족할만한 뛰어난 음식입니다.그러나 며칠 머물게 되면 한번쯤은 유럽 정통음식이 생각날텐데 마땅한 음식점이 없어 아쉽습니다”

전북대 서어서문학과 객원교수인 에스떼르 또레스 시몬(Esther Torres Simon·25·여·사진)씨는 네살때부터 부모님을 따라 축구장을 다녔고 한국에 온지 10개월째인 지금도 고향 명문 프로팀인 ‘FC바로셀로나’의 경기성적을 매일 인터넷을 통해 검색할 정도로 광적인 축구팬.

6월7일 전주에서 열리는 스페인과 파라과이 경기 입장권을 지난해말 일찌감치 구해 놓고 그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유럽 전통음식점 없어 아쉬워

“한국의 어디에나 널려 있는 모텔(MOTEL)은 스페인등 유럽 사람들에게는 잠자는 곳이 아니라 시간제로 잠깐씩 빌려 즐기는 공간으로 인식돼 있습니다.그들의 오해를 피하기 위해 모텔간판옆에 Inn이란 표시를 임시로 하면 어떨가요”

그녀는 또 “스페인어권 사람들은 영어를 거의 하지 못한다”며 외국 관광객들이 스페인어 통역이 부족하고 버스등 대중교통편이나 안내판에 외국어 표시가 부족한 점을 불편하게 느낄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광적 축구팬이 많은 스페인 사람들이 오는 만큼 전주시민들에 대한 당부도 빠뜨리지 않았다.

“이번에 오는 스페인 사람들은 솔직히 말해 한국이 좋아서라기 보다는 그야말로 축구가 좋아서 오는 사람들입니다.이들은 경기가 끝난뒤에도 밤늦게까지 소리를 지르며 시내를 쏘다닐 것이며 술집에서도 시끄럽게 떠들것입니다.전주시민들이 조금만 참고 널리 이해해주십시오.”

전주〓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