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미래車가 뭐든, 도요타 하이브리드 기술은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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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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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차개발담당 오기소 사토시 수석엔지니어

오기소 사토시 도요타자동차 제품기획 수석엔지니어는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자동차는 이미 절반은 전기자동차와 다름없다”며 “수소연료전지차에 대한 연구도 상당 수준 진척돼 있다”고 말했다. 도요타=김창원 특파원
오기소 사토시 도요타자동차 제품기획 수석엔지니어는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자동차는 이미 절반은 전기자동차와 다름없다”며 “수소연료전지차에 대한 연구도 상당 수준 진척돼 있다”고 말했다. 도요타=김창원 특파원
올해 2월 1000만 대에 이르는 사상 초유의 대량 리콜사태 위기를 맞았던 도요타자동차. 그로부터 5개월여 지난 지난달 29일 일본 도요타(豊田) 시의 도요타차 본사를 다시 찾았다. 위기의 소용돌이에 서있던 2월의 도요타차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세계 자동차시장을 선도하는 자신감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신차 개발을 총괄 지휘하고 있는 상품개발본부의 오기소 사토시(小木曾聰·49) 제품기획 수석엔지니어로부터 도요타차의 미래 준비를 들어봤다. 오기소 수석은 1997년 첫 하이브리드차인 프리우스에서 지난해 5월에 나온 3세대 프리우스까지 제품 개발을 주도한 핵심 엔지니어로 최근에는 도요타차가 연구개발하는 전기자동차 연료전지자동차 등을 상품화하는 일을 맡고 있다.

―회사 분위기가 리콜 사태의 후유증을 벗어난 것 같다.

“리콜사태의 영향이 없지 않았지만 이제는 예전의 도요타 모습을 많이 되찾았다고 생각한다. 완벽한 제품을 개발해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미래의 자동차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각오로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

―도요타의 미래 차 준비 상황은….

“도요타는 우선 하이브리드차에 들어가는 모터와 배터리 등을 경량화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또 앞으로 나올 4세대 프리우스의 콘셉트를 잡기 위해 소비자 반응에 주목하고 있다. 물론 전기차와 연료전지차, 가정충전용 하이브리드차 등의 상용 개발연구도 진행 중이다. 본사 연구개발본부에는 차종별로 연구개발팀이 꾸려져 상호 경쟁을 벌이며 미래의 자동차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경쟁이 워낙 심해 상품개발본부에서 팀별로 개발한 기술을 어떻게 조화해 상용화할 것인지 교통정리를 해야 할 정도다.”

―도요타가 하이브리드차에선 앞섰지만 전기차 등의 미래 준비는 뒤졌다는 지적도 있다.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차는 이미 절반은 모터로 가는 전기차로 볼 수 있다. 또 엔진 부분을 연료전지로 대체하면 언제든 연료전지차로 전환할 수 있다. 문제는 ‘얼마나 경제적으로 만드느냐’인데 이를 해결한 메이커는 아직 없다. 도요타도 이를 위해 부문별로 기술개발을 진행 중이며 이미 상당 수준의 기술이 축적돼 있다. 세계 시장이 어떻게 재편되더라도 도요타는 충분히 대처가 가능하다.”

그는 전기차와 연료전지차가 하이브리드차에 위협이 되느냐의 질문에 “전기차나 연료전지차는 하이브리드차와 보완 관계일 뿐 대체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전기차는 1회 충전해서 달릴 수 있는 거리에 한계가 있고 대기 중의 수소를 연료로 동력을 얻는 연료전지차 역시 전지 무게와 크기를 줄이는 게 숙제로 남아 있다는 것.

이 때문에 “향후 자동차 시장은 200km 이내를 달리는 소형차시장과 무거운 수소연료전지를 싣고 다닐 수 있는 트럭과 같은 대형특장차시장, 그리고 그 사이에 하이브리드차시장이 공존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신형 프리우스의 브레이크 시스템 결함 문제는 해결됐나.

“1997년 첫선을 보인 이후 13년 동안 프리우스는 꾸준히 진화했다. 신형 프리우스는 기존 프리우스의 약점을 보완해 기능과 가격 면에서 완성도가 매우 높은 차로 거듭났다. 브레이크 문제로 리콜이 있었지만 시정 조치는 순조롭게 모두 끝났다.”

대량 리콜에 따른 판매 부진 여부를 묻자 그는 “리콜사태 이전에는 프리우스가 월평균 약 5만 대 팔렸지만 올해 들어서는 4만5000대를 유지하고 있다”며 “큰 타격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도요타차 자료에 따르면 리콜사태를 전후로 프리우스의 해외 판매는 월평균 2만4000대에서 1만6000대로 줄어 국내보다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간 닛케이비즈니스 최신호에 따르면 6월 미국에서 프리우스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프리우스가 해외시장에서 탄력을 잃어가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현대자동차가 디젤하이브리드차를 개발하는 등 경쟁업체들이 하이브리드차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데 오기소 수석은 다소 경계를 나타냈지만 “도요타가 쉽게 따라잡히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도요타는 1993년부터 하이브리드차를 개발하면서 17년 넘게 축적한 독보적인 기술이 있다”며 “도요타가 경쟁사와 달리 하이브리드차의 주요 부품인 모터와 인버터 등을 자체 생산하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주장했다.

도요타=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 하이브리드차

하이브리드가 이종(異種) 간의 혼성체를 의미하듯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엔진과 전기모터를 동력으로 함께 쓸 수 있는 차를 말한다. 이 때문에 하이브리드차는 엔진차보다 화석연료 소비량이 적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줄일 수 있어 친환경차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하이브리드차는 전기모터의 역할 비중에 따라 도요타자동차식 하드타입과 혼다자동차식 소프트타입으로 나뉜다. 하드타입은 시동을 걸고 차가 일정 속도에 이르기까지 전기모터로 움직이다가 고속주행에서 엔진으로 전환되는 시스템. 반면 소프트타입은 전기모터가 늘 엔진과 함께 작동하면서 엔진의 보조 역할만 할 뿐 독립적이지 않다.

도요타는 주행속도에 따라 엔진과 전기모터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제어기술이 독보적이다. 하지만 모터가 단독으로 작동하므로 전기모터가 대용량이고 전기계통 시스템이 복잡해 차가 무겁고 생산단가도 높아지는 게 단점. 소프트타입은 연료소비효율은 다소 낮아도 모터 크기가 작고 시스템도 간단해 제작이 쉽다.

도요타는 1997년 10월 첫 하이브리드차인 프리우스를 선보인 데 이어 2003년 9월과 지난해 5월 각각 2, 3세대 프리우스를 내놓았다. 현재 도요타의 60여 차종 가운데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모두 12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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