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자촌에 사랑 지펴요”

  • 입력 2008년 2월 4일 02시 45분


본보 후원 ‘사랑의 연탄 나눔운동’… 서울 구룡마을에 8000장 배달

“여기 연탄 20장 더 주세요.”

“갑니다. 하나, 둘, 셋….”

2일 오전 무허가 판자촌인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어른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골목길을 따라 4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한 줄로 늘어섰다.

연탄이 옆 사람의 손과 손을 타고 건네졌다. 나지막한 판잣집 귀퉁이에는 어느새 연탄이 차곡차곡 쌓여 갔다.

본보와 푸르메재단, 사단법인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 나눔운동’은 이날 구룡마을의 저소득층 40가구에 남은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도록 연탄 8000장을 배달했다.

푸르메재단 공동대표 강지원 변호사와 강 변호사의 부인 김영란 대법관, 전신 중화상을 극복하고 미국에서 유학 중인 이지선 씨도 이날 연탄을 날랐다. 지난해 12월 수술을 받기 위해 귀국한 이 씨는 붕대를 감은 손으로 힘겹게 연탄을 품에 안아 옮기며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나눔재단 권택명 상근이사와 임직원 130여 명,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대안학교인 이우학교 학생들, 아나운서협회 회원 등 200여 명의 자원봉사자도 함께했다. 외환은행은 이번 행사에 연탄 5만 장을 살 수 있는 2000만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이우학교에 다니는 박유림(15) 양은 “강남에는 부자만 있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아 놀랐다”며 “이 연탄으로 어려운 분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겨울 사랑의 연탄 나눔운동은 전국 110여만 가구에 연탄 300만 장을 전달하고 3일 부산에서 막을 내렸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영상 촬영 : 동아일보 사진부 김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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