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떠나며 남긴 제자 사랑

  • 입력 2007년 11월 7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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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으로 세상을 뜬 고교 미술교사가 제자들을 위해 장학금 1000만 원을 자신이 근무하던 학교 장학회에 기증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서울 중랑구 면목고 오영숙(사진) 씨.

4월 뼈에 자라는 암의 일종인 골육종 진단을 받은 고인은 병원에서 투병생활을 하다 1일 47세의 나이로 숨을 거두면서 면목고 교사들이 운영하는 ‘면목장학회’에 장학금 1000만 원을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유족에게 전했다.

유족은 고인의 뜻을 존중해 5일 면목고에서 장학금 전달식을 가졌다.

고인의 언니 오재심 씨는 “병상에 있던 동생은 가정형편 때문에 제대로 교육받을 기회를 누리지 못하는 학생이 많다며 늘 안타까워했다”며 “장학금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사용되면 병마와 싸우다 하늘로 간 동생도 편히 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인이 1년간 간사를 맡았던 면목장학회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교사들이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돕기 위해 만든 장학회다.

교사들이 매달 월급에서 2만∼3만 원씩 모아 11년간 170여 명의 제자에게 총 5000여만 원이 넘는 장학금을 전달했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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